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美 정유업계 줄도산 공포

입력 2020-04-21 13:45 수정 2020-04-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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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사상 처음 마이너스권으로 추락하면서 미국 석유업계에 줄도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시장에 ‘블랙스완(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들이 실제로 나타나는 경우)’이 떼 지어 몰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저장 공간마저 한계에 이르렀다. 여기에 산유국 간 감산 합의 불발로 공급 과잉 사태까지 겹치면서 대폭락을 거듭한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37.6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305% 폭락한 수치다.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요자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웃돈을 주고서라고 원유를 팔아치우겠다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미국 정유업계의 줄도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유사들은 호황기 때 빚을 끌어다 설비 투자를 하면서 사업을 유지해왔다. 기술 발전으로 채굴 원가가 하락했지만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는 돼야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초저유가 국면에서 생존이 가능한 정유사가 별로 없는 셈이다.

원유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유가가 20달러대에 머물면 2021년 말까지 533개사가 파산하고 10달러대면 1100개사 이상이 파산할 수 있다.

아르템 아브라모브 리스타드에너지 수석 연구원은 “유가 10달러는 미국 석유 탐사 및 생산 기업들이 거의 전멸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2일 발언도 공수표로 만들 수 있다. 트럼프는 산유국 감산 합의를 이끌어 낸 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 수십 만개에 달하는 에너지 업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플러스(+)는 지난 12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상 신호는 정유업계에서 폭넓게 감지되고 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에너지 부문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올해 40% 이상 증발했다. 노블에너지, 핼리버튼, 옥시덴탈 등은 시총이 60% 이상 날아갔다.

미국 셰일업체 화이팅페트롤리엄은 지난 1일 미 정유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줄도산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가운데 체서피크에너지, 오아시스오일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체서피크에너지는 최근 우선주를 대상으로 배당금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오아시스오일은 올해 들어 시총 90% 이상이 날아갔고 주가는 30센트를 밑돌고 있다.

결국 관건은 국제유가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다. 줄도산이냐 살아남느냐, 정유업계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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