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 값보다 싸졌다...국제유가 10달러대 ‘초읽기’

입력 2020-03-31 11:07 수정 2020-03-3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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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캐나다원유 4.18달러에 거래…고급 맥주 한 잔 값보다 저렴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간) 배럴당 20달러대를 간신히 지켜내며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6%(1.42달러) 미끄러진 20.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중에는 19.27달러까지 밀리면서 10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8.7%(2.17달러) 급감한 배럴당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의 폭락세가 계속되면서 일부 원유는 배럴당 가격이 고급 맥주 1잔 가격보다 싸게 책정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서부캐나다원유(WCS)는 이날 한때 배럴당 4.18달러에 거래됐다. 캐나다에서 좋은 품질의 맥주 한 잔 가격이 5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했을 때, WCS의 1배럴 가격은 맥주 한 잔 값보다 저렴한 셈이다.

WCS는 WTI보다 품질이 낮아 통상 배럴당 8~15달러 정도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원유가 배럴당 4달러대에 거래되는 것은 믿기 힘든 수준이다. 한 관계자는 “내가 직접 거래 화면을 보지 못했다면, 믿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위축된 데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유가 전쟁’에 나서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 플러스(+) 장관급 회의에서 추가 감산 협상이 불발된 것을 계기로 갈등을 빚었다. 이후 양측은 가격 인하, 증산 등을 통한 원유 전쟁에 나섰고,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특히 사우디는 이날도 국영 SPA 통신을 통해 5월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106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 3년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의 연합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 합의가 유지되면서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0만 배럴 초반대까지 낮췄으나, 이달 31일로 감산 기한이 끝나면서 4월부터 1000만 배럴로 수출량을 높일 방침이다. 사우디는 전체 산유량 역시 4월부터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 2월 대비 27% 많은 양이다.

이날 사우디가 전한 원유 수출 확대 소식은 미국이 개입해 사우디의 공격적인 증산정책을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전화해 증산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타스통신은 이날 사우디 소식통을 인용,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4월로 예고한 산유량 증산 계획을 일정대로 실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국제 유가 안정 방안을 논의했으나, 유가 폭락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두 정상의 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원유시장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에너지부 채널을 통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만 전했다. 미국은 국내 셰일오일의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웃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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