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대응, 정부에 부족한 한 가지

입력 2020-03-30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우리 정부의 감염병 방역대응은 국제사회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이란 점을 고려해 초기에는 진단검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고, 코로나19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한 뒤엔 신속하게 병상을 확보했다. 정확도 높은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를 접목한 새로운 진단방식은 각국으로 수출되는 자랑거리가 됐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에는 한 가지가 부족하다. 바로 의사결정권자들의 공감능력이다.

국민의 ‘두려움’을 외면한 채 ‘해외유입 차단효과’만을 내세워 입국제한 확대에 뜸 들이고, 하루 1000만 매 이상 생산되는 마스크가 왜 부족한지 이해를 못 해 뒤늦게 수출을 막았다. 온라인에서 고가로 판매되는 사재기 마스크에 대해선 여전히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다만 일선 공무원들의 감수성은 국민과 다르지 않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조차 약국에 줄 서서 공적물량 마스크를 구매하고, 사무실 외엔 외부활동을 피한다. 봄나들이 한 번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것에 답답해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공감능력 결여는 온전히 의사결정, 즉 정치의 문제이다.

이런 공감능력 결여는 긴급재난생계지원금 지급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부는 30일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 절반은 어떤 혜택도 못 받는다. ‘소득이 많으면 당분간 버틸 수 있겠지’라는 안이한 인식의 결과물이다. 매출이 많다고 휴·폐업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연봉이 높다고 해고에서 자유로운 게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빚을 내 집을 산 평범한 중산층은 당장 소득 감소로 인해 대출금 상환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현금을 쌓아둔 게 아니라면 상황이 저소득층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힘듦을 체감하는 정도가 상대적인 것처럼, 그 판단기준도 절대적일 수 없다.

방역대응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앞으로 수습 과정에서 필요한 건 공감능력이다. 국민의 감수성과 결여된 정책의 결과물은 박탈감과 상실감, 피해의식이다. 국민이 정부에 실망하고 등을 돌린다면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판매대금 지연·빼가기가 관행? 구영배 근자감이 火 자초 [제2의 티메프 사태 막자]
  • 에스파→염정아 이어 임영웅까지…이들이 '촌스러움'을 즐기는 이유 [이슈크래커]
  • 중고거래 판매자·구매자 모두 "안전결제 필요" [데이터클립]
  • 커지는 전기차 포비아…화재 보상 사각지대 해소는 '깜깜이'
  • 갈피 못 잡은 비트코인, 5만5000달러 선에서 등락 거듭 [Bit코인]
  • 청년 없으면 K-농업 없다…보금자리에서 꿈 펼쳐라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⑤]
  • 박태준, 58㎏급 '금빛 발차기'…16년 만에 남자 태권도 우승 [파리올림픽]
  • 슈가 '음주 스쿠터' CCTV 공개되자…빅히트 "사안 축소 아냐" 재차 해명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157,000
    • +0.09%
    • 이더리움
    • 3,473,000
    • -2.77%
    • 비트코인 캐시
    • 466,200
    • +1.59%
    • 리플
    • 874
    • +19.56%
    • 솔라나
    • 219,400
    • +2.48%
    • 에이다
    • 480
    • +0%
    • 이오스
    • 660
    • -1.05%
    • 트론
    • 177
    • -0.56%
    • 스텔라루멘
    • 146
    • +9.77%
    • 비트코인에스브이
    • 58,350
    • +7.76%
    • 체인링크
    • 14,180
    • -2.94%
    • 샌드박스
    • 353
    • -0.8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