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제금융안이 지난주말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이제 국내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점차 금융위기에서 기업실적과 경제 펀더멘탈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번주부터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하지만 이를 둘러싼 대체적인 시각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 침체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전 세계적인 자산가격 하락 이후 수반되는 글로벌 경기둔화 국면을 국내 주식시장 역시 이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상수지 및 자본수지 적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금융권의 달러 차입 여건이 악화되면서 만성적인 달러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의 경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신용경색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내수 경기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진단됐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인 달러-원 환율 급등세와 관련해 수출 증대 및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환율 상승의 긍정적 효과 보다 내수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수입물가 상승 등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들어 국내 기업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치는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국내 주요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9% 가량 증가하고, 순이익은 소폭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연구원은 "이는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가스, 항공 등의 영업이익이 40% 이상 하향 조정되었으며, 철강금속,전선, 보험 등의 전망치는 높아졌기 때문이나 3분기 국내 주요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 6월말 전망치 보다 20% 가량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대외여건과 관련해 "원자재 가격 하락, 글로벌 수요 둔화, 긴축정책 효과가 맞물리며 글로벌 물가는 정점을 치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 따라서 각국 정부는 향후 물가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기를 살리는 쪽으로 속속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파트장은 "물론 당장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경기부양 정책이 쌓일 경우 어느 순간에 반전의 시그널이 포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증시를 포함한 금융시장의 경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의미있는 변곡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더 레벨-다운할 가능성 또한 열어둘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 9월 이후 지수는 1400선 초중반에서 횡보 등락하는 상황이므로 1400선 사수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조언, 오는 4분기 지수밴드를 1320~1540선으로 제시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도 "오는 9일 예정된 옵션만기일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주식시장에 기대요인은 아니다"며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기 전에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리스크가 크다면 쉬는 것 또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