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간) 감산 협상 재개 가능성에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4%(3.23달러) 상승한 34.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 대비 배럴당 8.3%(2.86달러) 오른 37.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감산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러시아가 추가적인 감산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 국영 방송 채널 ‘로시야24’에 “(협상의) 문이 닫히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월 이후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협정이 연장되지 않은 것이 우리가 더는 협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격 전쟁’ 조짐을 보이던 사우디와 러시아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전날 유가는 양측의 가격 전쟁 가능성에 전 거래일 대비 24%가량 폭락했다. WTI는 전날 일일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치로 주저앉았으며, WTI와 브렌트유는 한때 3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지난 6일 러시아의 반대로 감산 협상이 불발된 이후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 가격 인하와 증산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날의 폭락 반작용이 일어난 것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락폭이 워낙 컸던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재정 부양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도 유가 반등에 일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호텔·항공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업종의 세금 감면 방안을 의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이 유급 병가, 중소기업 지원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정책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도 나왔다.
국제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9%(15.40달러) 하락한 166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