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북부 지역에 적용하고 있었던 이동제한령을 10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행정명령으로 북부 롬바르디아주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 베네토, 피에몬테, 마르케 등 4개주 14개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 이동을 제한했는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자 이를 전국으로 넓혔다.
코로나19가 처음으로 나타났던 북부를 넘어 남부 지역으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실상 나라 전체에서 이동을 제한하는 초강수만이 감염 억제에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0 누적 확진자는 9172명으로, 전날보다 1797명(24.3%) 급증했다. 이탈리아는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7478명)을 넘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 사망자도 전일 대비 97명(26.5%) 증가한 463명으로, 역시 중국(312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5.04%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글로벌 평균치 3.4%보다 훨씬 높았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6000만 이탈리아 주민은 업무나 응급상황 이외에는 여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공개행사는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는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집에 머무르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다. 우리와 이탈리아의 미래는 바로 우리손에 달렸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책임이 무겁다”고 호소했다.
대중교통은 정상운행을 하지만 모든 초중고와 대학은 오는 4월 3일까지 휴교한다. 이전에 휴교령은 이달 15일까지였다. 또 콘테 총리는 모든 레스토랑과 술집은 오후 6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탈리아의 전국 이동제한은 중국 이외 국가 중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억제책으로는 가장 엄격한 것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시간이 없다. 수치는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위중한 상태에 빠진 환자나 사망자도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바로 우리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 이탈리아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