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9일 아침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가 지난주 불발되면서 유가가 폭락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 지수는 장 초반 거래에서 4.43% 급락했고, 한국의 코스피도 2.69% 하락했다. 호주 S&P/ASX200지수는 5% 이상 폭락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유가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32.0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0% 폭락했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30달러로 27% 떨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주 OPEC과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 회담에서 추가 감산 합의가 불발되자,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해 유가를 지지하려던 이전의 시도에서 돌연 입장을 180도 바꿨다. 사우디는 내달 공식 원유 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또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기존 일일 평균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대폭 증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유가 문제까지 덮친 셈이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0만9000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약 3800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