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환율에 웃고 울고

입력 2008-09-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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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코스피시장이 환율 폭등에 따른 불안감으로 이틀째 하락, 1450선으로 뒷걸음질쳤습니다.

미국정부와 의회의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에 고무되어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1500선에 근접하기도 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하며 폭등세를 보이자 이내 약세로 반전, 낙폭이 확대되면서 장 후반 한때 1440선을 일시 하회하기도 했습니다.

역대 두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기관의 매도공세에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대비 19.97p(1.35%) 내린 1456.36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기관은 투신(6099억원 순매도)을 중심으로 759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증시를 압박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가 대규모 비차익거래 매수(+6151억원)에 힘입어 1761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점을 감안한다면 기관은 차익거래매물외에 적지않은 보유주식을 내놓은 셈입니다. 9월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사들이던 연기금은 이날 33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9월들어 첫 매도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외국인은 현ㆍ선물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였습니다.

현물시장에서 4725억원 순매수로 대응했으나, 지수하락을 이끈 KSP200선물시장에서는 5739계약 매도우위를 보이며 베이시스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선물 하락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이 4273계약이나 증가, 외국인의 선물매도에 신규매도분이 상당부분 포함됐음을 짐작케합니다.

중국과 대만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아시아증시들은 구제금융법안에 대한 회의론으로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1.26% 내린 것을 비롯해 항셍(-4.29%), 싱가포르(-2.08%), 인도(-4.00%)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환율 쇼크, 원/달러 환율 1200원 터치

전일 4년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위쪽으로 물꼬를 튼 원/달러 환율이 구제금융법안 합의 소식에도 폭등세를 이어가며 전체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주식매도 역송금 수요와 월말 수입대전 결제수요, 역외 매수, 연중 최고치 경신에 따른 가수요가 겹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00원선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의 개입으로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원/달러환율은 지난 주말 대비 28.3원 오른 1188.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4년 9개월래 최고치에 해당하는 환율입니다.

환율에 웃고 울고

환율 쇼크와 경기침체에 비교적 둔감한 통신주들이 외국인 매수를 등에 업고 약세장에서 오름세를 탔습니다.

SK텔레콤이 3.19% 오른 것을 비로새 KT(2.42%) KTF(3.65%) LG텔레콤(3.18%) 등 주요 통신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원/달러, 원/엔 환율 강세로 수출채산성이 개선되는 수출주들의 경우 하락세를 빗겨가지는 못했지만 외국인 매수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대표 수출주인 현대차가 엿새 연속 외국인 순매수를 수반하며 약보합권(-0.27%)에 머물렀고, 기아차는 2.89% 올랐습니다. 삼성전자(-1.63%), 하이닉스(-0.26%), LG디스플레이(-0.17%) 등의 대형 IT주들도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전기전자(+1202억원), 자동차 중심의 운수장비(+992억원), 통신(+694억원) 업종 매수에 주력했습니다.

업종별로는 통신(2.88%), 섬유의복(0.19%)업종이 올랐고, 의료정밀(-5.65%), 기계(-2.54%), 음식료(-2.11%), 철강금속(-2.07%), 운수장비(-2.07%), 증권(-1.80%)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POSCO가 1.84% 내린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0.96%), 대한항공(-3.68%) 등 환율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높아지거나 외화부채가 확대되는 기업들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 밖에 선물환매도 등 통화 파생상품 계약으로 평가손이 늘어나는 조선주와 심텍(-9.40%), 성진지오텍(-7.29%) 등 KIKO 관련주들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KIKO계약 파기로 환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제이브이엠은 이날도 5.38%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주에 계약파기 계획을 밝힌 이후 20%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테마주들의 활약이 대체로 미진한 흐르을 보인 가운데 한ㆍ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일면서 로만손(3.64%), 이화전기(3.66%) 등 일부 남북경협주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환율 폭등, 금융시장 요동

미국 구제금융 법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신용경색과 국내 외화유동성이 쉽게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며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했고, 외화자금시장도 다시 경색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개월 스왑포인트는 -3.75원을 기록, 지난 주말 대비 2.25원 떨어졌고 1년 통화스왑 금리는 25bp 급락했습니다.

9월초 외화채권 만기를 즈음해 불거졌던 9월 위기설 당시보다 각종 신용스프레드는 현재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풀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외화유동성 문제는 더욱 딜레마에 빠지는 양상입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달러가치가 급등(원화가치 급락), 국내증시는 원/달러 환율 폭등, 외화유동성 악화라는 국내 고유의 문제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최근 미증시와의 비동조화 경향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물론 글로벌 신용위기의 원천인 미국의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겠지만, 멀티플라이어로 작용하며 신용불안감을 증폭시키는 환율변수로 인해 국내증시가 더 골치를 앓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국내증시 투자원금과 수익을 달러로 바꿔나가야하는 외국인들은 원화가치 급락으로 가만히 앉아서 보유주식의 환차손을 입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체감 KOSPI(달러환산 KOSPI)는 아래에서 보시듯 연중 최저치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20일선 지지를 받고 있는 원화표시 KOSPI 차트와는 현저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느끼는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위협하고 있어, 환율이 빠르게 안정되지 못한다면 손절매와 함께 수급이 더욱 악화될 여지도 있습니다.

이날 외국인들은 수출주를 중심으로 현물을 매수했지만 선물을 대거 매도하며 지수의 추가 하락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국 최대모기지업체의 국유화 선언과 함께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는 15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락했습니다. 현재 국내외 안전자산(달러 등)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절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는 이같은 '안전자산 선호' 트렌드 외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적자 지속 영향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30일 발표되는 8월 경상수지가 외환시장에 우호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또다른 부담입니다.

요컨대, 원/달러 환율 급등은 국내 외화유동성 문제와 관련되는 민감한 사안이기에 당분간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美 구제금융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돼야 글로벌 신용경색과 이머징마켓 자금이탈 트렌드가 완화될테고, 국내증시에 핵심변수로 떠오른 '외환시장 불안'도 진정될 것입니다.

이미 절정을 지난 신용위기 불안감이 최근 월가쇼크 수준으로 고조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므로 장기 투자자의 경우 여전히 저평가 우량주,실적개선주의 저가매수전략이 유효합니다.

다만 국내수급과 관련해 단기 변동성을 키울 공산이 높은 외국인 체감지수(달러환산 KOSPI)가 위험수위에 달한만큼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의 안정 여부를 먼저 살피며 방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엔 환율의 신고가 경신과 함께 수출관련주들의 상대적 선전이 지속되는지도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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