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사진>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임대사업자 등록제 폐지는 단지 주택투기를 막는다는 목적에서뿐 아니라 우리 조세제도상의 중대한 결함을 시정한다는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라며 “임대사업자를 편파적으로 우대하는 이 제도는 효율성과 공평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점진적으로 폐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임대사업자 등록제 폐지가 우리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도 휘청거릴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폐지해 충격을 완화하고 임대사업자에게도 조정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핵심적 이유가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제’의 위험성을 간과한데 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그 기본골격이 갖춰진 이 제도는 임대사업자가 수십, 수백 채의 주택을 사재기해 놓고 있어도 거의 아무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임대사업자 등록제가 투기자들에게 주는 혜택을 일일이 지적했다.
그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소득세의 경우 최대 70%에 이르는 공제혜택을 받는다. 그 결과 수십 수백 채 주택을 사재기 해 놓은 사람이 내는 양도소득세가 1가구 1주택자보다 더 적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다. 한 술 더 떠 종합부동산세는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 줬다. 재산세도 50%에서 100%에 이르는 범위에서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임대사업자가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의 75%까지 감면되는 혜택이 제공된다. 건강보험료도 80%까지 감면되는 혜택을 받는다”며 “이 특혜의 파노라마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비용-편익분석을 하고 투기 여부를 결정한다”며 “주택 투기에 따르는 비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 부담과 세금 부담이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상황에서 금리 부담은 새발의 피 수준이다. 세금부담은 앞에서 설명했듯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만 하면 거의 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 바보 아닐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