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는 2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 가까이 급등한 289.91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연말 쇼핑시즌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에어팟과 아이폰 등 애플 제품들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연말 구매품목 1순위에 올라와 있다는 소식이 이날 애플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애플은 이달 들어 18거래일 중 불과 다섯 차례만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이달 주가 상승률은 7% 이상이어서 애플은 올해 월간 기준으로 단 두 차례를 제외하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런 호조에 힘입어 애플 주가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84% 폭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올해 미국 상장사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늘어난 시가총액도 약 5300억 달러(약 615조 원) 늘어났다. 애플 올해 시총 증가분만 해도 인텔 전체 시총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S&P500 지수 기업들 중 애플 증가분보다 더 시총이 큰 곳도 5개사에 불과하다.
앞으로 연말이 불과 며칠 안 남은 가운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애플 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회복했던 2009년 당시의 약 150%에 이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S&P지수 올해 상승폭은 약 30%로 애플에 못 미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 55%, 아마존은 23%를 가각 나타내고 있다.
애플은 연초 중국시장 판매 부진을 거론하면서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전망을 낮춰 자사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 글로벌 증시를 요동치게 했다. 그러나 주가는 빠르게 반등해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미·중 무역전쟁도 한때 격화했으나 하반기 들어 극적으로 긴장이 완화하면서 애플 주가에 순풍이 됐다.
코웬의 크리스 산카르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부정적인 깜짝 발표로 올해를 시작하고 이후에도 아이폰 판매 둔화, 확실한 5G 전략 부재, 미·중 무역 긴장 등 상반기 약세장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서비스 사업의 성장과 내년 5G 아이폰 출시에 대한 월가의 기대 등으로 하반기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