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스토리]⑫ LB인베스트 “고위험 고수익 전략, 멀티플 3배 시현”

입력 2019-12-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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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엘비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인터뷰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사장
▲LB인베스트먼트 박기호 사장

“우리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충실한 벤처캐피탈 하우스다. 초기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한번 파트너를 맺으면 충분한 단계까지 성장하도록 함께 가고 있다.”

23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자사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했다.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투자한 477개 기업 중 92곳이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그동안 23개 펀드를 결성하고 16개를 청산하면서 평균 IRR(내부수익률)을 20% 중반대로 운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해에 1000억 원 조성, 1000억 원 투자, 1000억 원 회수라는 원칙을 정해 지키고 있다”면서 “규모가 비슷한 다른 하우스에 비해 초기기업에 20억~30억 원 이상의 큰 투자를 한다.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적은만큼 선별적으로 투자한 회사가 성장할 때까지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투자한 회사의 절반 이상에 후속투자가 들어가 업체당 50억~60억 원을 유치하며 5~10% 지분을 가진 비중 있는 주주로 리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전략으로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원금 대비 3배의 멀티플을 기록했는데 이런 성과는 글로벌 탑플레이어들이 내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LB인베스트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엑시트 사례로는 검은사막을 개발한 게임업체 펄어비스가 꼽힌다. 초창기 50억 원을 투입해 780억 원을 회수했다.

글로벌 스타로 자리 잡은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도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1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압타바이오와 브릿지바이오, 아이큐어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에 속한다. 무신사와 직방, 마켓컬리, 카카오게임즈 등은 향후 엑시트를 기대하는 종목이다.

박 대표는 “현재 투자 비중이 국내 80%, 중국 20% 수준으로 구성돼 있다”며 “중국의 데이팅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 탄탄은 8000억 원에 M&A 되면서 투자원금 대비 6배 수익을 냈다.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아프리카TV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인 식스룸즈도 좋은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2000여개 외국계 VC 평가에서 상위 50위 안에 4년 연속 들어갔다”며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동남아시아 서비스 분야로 베이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지역은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1996년 LG창업투자로 출발한 회사는 2008년 엘지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며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최근 1245억 원 규모로 신규 결성한 펀드를 포함해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7800억 원이다. 누적 AUM은 1조1000억 원 규모다.

국내에는 16명의 심사역이 활동 중이다. 2007년 개소한 중국 상하이 사무소에는 4명의 현지 심사역을 두고 있다.

박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국민창업투자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2003년 LB인베스트 파트너로 합류했다. 벤처투자 경력은 25년이 넘어간다.

그는 “투자할 초기기업을 선정할 땐 업체를 직접 방문해 창업자의 철학과 계획을 많이 듣는다”며 “그런 부분을 파악하면서 결국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이 계획대로 일정부분 진행되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고수하는데 확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물론 실패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이는 감수하는 영역이다. 1000억 원을 투자해 3000억 원을 회수하는 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올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영역에 대한 투자를 확장해 하이테크 분야 투자를 적극적으로 시도한 해였다”며 “AI(인공지능)나 블록체인, ESS(에너지저장장치) 같은 분야의 기술을 보유한 초기기업들에 투자를 진행했다. 내년에도 하이테크 분야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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