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여러'청신호'가 켜지고 있어 3년을 끌어온 외환은행의 M&A는 HSBC로 결정되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8일 전광우 위원장이“추가 검토시 문제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적절한 시기에 승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사실상 승인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최근 HSBC와 론스타의 ‘밀월’이 더욱 깊어가고 있어 금융위 승인이 올해 말에 나온다고 해도 계약이 깨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 사실상 승인...발표는 11월 예상
금융위 전 위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이미 HSBC가 제출한 자료를 심사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자료 검토결과 추가 사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HSBC에 보완자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혀 금융감독 수장이 직접 HSBC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언급을 함으로써 인수가 사실상 승인된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 달 11일(HSBC의 승인 심사가 재개된 지 한 달)이나 늦어도 23일까지 금융위가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는 론스타 관련 1심 판결이 있기 전에는 인수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금융당국이 HSBC에 추가 보완자료를 요청한 것도 심사 기한 연장을 위한 하나의 제스처로 보여진다.
더욱이 다음 달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만들 이유도 없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 1심 판결이 11월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당국의 승인심사 결과 발표 시기도 11월로 예상되고 있다.
◇론스타-HSBC 계약 유지?...문제없어
이제 남은 문제는 론스타와 HSBC의 계약 유지가 지속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한 국제금융 전문가는 “론스타와 HSBC간의 계약 연장은 문제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론스타와 HSBC의 최근 관계가 ‘밀월’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며 “HSBC에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못할 갑작스런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계약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달 론스타가 인수한 독일의 IKB 인수를 근거로 들고 있다. 지난 달 론스타는 Kfw가 소유하고 있던 IKB 지분 90.8%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당시 론스타의 매입대금이 50억유로(약8조원)이었지만 최근 실제 인수가격이 1억1500만유로 (약1800억원) 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독일에서 ‘헐값매각’시비가 일고 있다.
한국의 기업은행과 같은 IKB를 8조원이 아닌 1800억원이라는 상상도 못할 가격으로 매입하는 하나의 작품(?)에 ‘론스타 주연, HSBC 감독’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환상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거래에 HSBC의 역할이 컸던 상황에서 론스타가 HSBC와 계약을 깨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HSBC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을 이유로는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은행들이 국내은행 뿐 아니라 해외은행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외환은행이 은행M&A시장에서 메리트가 있는 매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HSBC가 계약을 해지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대의 걸림돌은 론스타의 ‘먹튀 논란’에 따른 국민 정서이다. 실제로 한 여당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가 촛불 시위로 번졌듯이, 론스타 문제가 제2의 촛불시위로 번질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또 시민단체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금융위원장이 책임을 모두 지고 결론 낼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