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조직개편 놓고 노사 갈등 고조

입력 2008-09-03 08:43 수정 2008-09-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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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구조조정 신호탄" VS 은행 "단순한 업무평가"

'본부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는 SC제일은행이 영업지점장을 대상으로 기습적인 후선역 발령을 단행해 노사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3일 SC제일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일 저녁 영업지점장 38명을 후선역으로 발령했다. '후선역'은 사측이 제시한 영업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임시 보직으로서 은행권에서는 해고의 실질적인 전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전년도의 업무평가를 근거로 연초에 단행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어서 노조측은 은행측이 실질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으로 간주하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구조조정 전주곡' 후선발령 왜?

SC제일은행은 이번 후선발령에 앞서 지난달 28일 영업력 강화를 위해 본부조직의 29%를 축소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본부조직을 기존 133개 부서에서 95개로 29%나 대폭 축소하고 기존 직무의 25%인 572개 직무도 없앨 계획이다.

은행측은 당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면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영업점으로 재배치하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은행측은 이날 저녁 이미 영업지점장 30여명에게 이미 구두로 후선발령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이번 인사가 본부조직 개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이번 영업점장 후선발령과 본부 조직개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예상보다 (대상자가)많기는 하지만, 이같은 평가는 수시로 있을 수 있는 인사발령"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해에 두 차례나 후선발령을 단행한 적은 없었다"면서 "연초에 이어 또 다시 이같은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본부인력을 영업점으로 재배치하기 전 지점장급을 대상으로 1차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후선역 발령은 실질적인 해고나 다름없다"면서 "길게 버텨야 2~3년이고 기존 업무로 복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도 불사" 강경대응

이같은 상황에서 노사 양측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파업 등 전면전까지 불사할 태세다. 노조측이 몇 차례 협상을 제안하고 해법을 모색해 봤지만 은행측의 입장은 완고하기만 하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영업지점장에 대한 후선발령은 인사권의 문제이며 (노조와의)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밖았다.

'실질적인 해고와 다름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선 영업업무를 감당하게 되겠지만 영업실적에 따라 다시 기존 업무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노조 관계자는 "본부조직 개편에 있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에드워즈 행장과 경영진의 공언은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면서 "때 아닌 후선발령을 통해 실질적인 해고를 단행함으로써 노사간 신뢰는 깨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선 비대위 구성을 통해 대응 수위를 논의하겠지만 은행측이 이번 인사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C제일은행은 노사간 협상력 부족으로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 왔다. 이번 인사가 과거처럼 다시 파국으로 몰고 갈지 아니면 원만한 협상을 통해 상생(相生)의 길을 찾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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