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가 절정인 7월과 8월, 뜨거운 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이때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일 년 중 가장 많다.
반려동물 천만시대.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인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보호소에 있는 동물은 총 11만9000마리다. 7~8월 유기동물은 2만3000마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버려진 반려동물 10만2000마리의 약 20%에 해당하는 숫자다.
휴가 등으로 오랜 시간 집을 비우기 위해 반려동물을 위탁하는 데 드는 비용도 원인 중 하나다.
국내 반려동물 입양처는 대부분 애견숍이다. 돈을 주면 쉽게 데려올 수 있다 보니 물건같이 보는 인식이 팽배하다. 덩치가 커졌다고 늙고 병들었다고, 또 결혼이나 이사를 한다고… 여행 가는 길에 집과 거리가 먼 외진 곳에 버리고 오는 것이다. 평생을 함께한다는 ‘반려’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제도적 장치 또한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행 동물보호법에는 동물을 유기한 경우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이 이뤄진 사례는 드물다.
동물을 보호하고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에게 주민등록과 같은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5년이 지난 현재까지 동물등록률은 30% 수준으로 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반려동물등록제가 9월부터 의무화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 말까지 자진신고 기간을 두고 9월부터는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다음 달 말까지는 과태료를 물지 않지만 이후에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미등록 반려견이 적발되면 1차 20만 원, 2차 40만 원, 3차 60만 원 등 최대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
하지만 지자체 사이에선 명확한 과태료 단속 기준도 없고 전담 인력도 부족해 제대로 된 단속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많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동물미등록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는 190건이고, 이마저도 모두 경고처분으로 과태료를 물지 않았다. 동물등록제가 반려견에 국한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고양이에 대해선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펫코노미(Pet+Economy)로 불리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은 연평균 14% 이상 성장하고 있다. 현재 연간 3조 원 안팎인 이 산업 규모는 2027년 6조 원으로 커질 전망이지만 동물 복지와 관리는 제자리다. 반려동물 천만시대에 맞게 국민들의 인식 변화와 제도적인 개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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