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부분이 폐쇄 이후 경영이 악화됐으며 여전히 경영 자금 확보가 가장 어렵다고 호소했다. 입주 기업 10곳 중 1곳은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답했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108개사를 대상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환경 및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 응답 기업의 76.9%는 “중단 이전 대비 악화”됐다고 했다.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응답한 기업은 9.3%에 달했다.
경영상 가장 어려운 점은 ‘노무비 등 경영 자금 부족’(61.1%)으로 나타났다. ‘거래처 감소에 따른 주문량 부족’(23.1%), ‘설비 부족’(13.0%) 등도 어려움으로 꼽혔다.
2016년 2월에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정부는 기업 지원금으로 약 55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입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재가동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공단 재입주와 재가동의 희망을 놓치 않았다. 응답 기업의 98.2%는 여전히 재입주 의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 정부 임기 내 재가동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73.2%에 달했다.
전년 대비, ‘무조건 재입주 하겠다’는 비율이 26.7%에서 56.5%로 2배 이상 상승한 반면, ‘남북합의 등 재가동 조건을 보겠다’는 ‘조건부 재입주’의 비율은 69.3%에서 41.7%로 감소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나타난 셈이다.
응답기업의 66.7%는 개성공단 재가동의 선결 조건으로 “국가의 손실보장 근거규정 마련”을 꼽았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안정성 보장을 위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고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 응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이 폐쇄 된지 3년이 지나면서 기업인들에게 심신으로 한계가 왔다”며 “우리 정부는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실태 점검을 위한 방문 신청도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창희 중소기업중앙회 남북경협센터장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경영환경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렵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편”이라면서 “개성공단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의 추가 지원 대책보다는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 승인과 같은 공단 재가동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