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숙의 참견]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키우려면

입력 2019-04-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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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부산파워반도체랩 초빙교수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과학기술이 다양한 산업들과 결합하여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급격한 기술혁명의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한 국가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하여 우수 과학기술 인재의 양성과 활용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초연결 사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조직 내 인재의 다양성 확보로 아이디어의 창의성과 유연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문화 형성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의 이익과 미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재의 다양성과 우수 과학기술 인재 확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과 활용에 대한 정책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여성 과학기술 인력에 관한 정책이 추진되어 왔으나, 2000년대 초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한 인력수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도입이 이루어졌다.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청원,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 조치로 2002년에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후 2004년부터 5년 단위로 1·2·3차 기본계획의 세부 과제들이 추진되었고,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2004~2011)를 중심으로 한 다각적인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사업이 진행되었다. 2011년에는 각 부처에서 시행해 왔던 여성 과학기술 인력 양성사업과 지원사업을 통합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설립·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여성 과학기술인 사업 지원 예산의 대폭적인 확대와 여학생의 이공계 유입 증가, 20% 이상의 공공부문 여성 연구원 확보 및 일·가정 양립 제도도 활성화되었으며, 성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 추진 및 연구개발에서의 젠더 혁신 개념도 도입되는 등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 및 지원에 관한 큰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와 같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낸 우리나라의 여성 과학기술 정책 사례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우수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낮은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 남성 대비 여성 연구책임자의 낮은 연구비, 그리고 부족한 여성 과학기술인 리더 등의 문제는 향후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으며, 여성 과학기술인의 창업 및 일자리 창출 성과는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산·학·연 협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여성 우수인재 활용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출산과 육아 이후 재진입이 어려운 L자형 경력단절 문제이다. 출산과 육아 문제를 사회 공동의 책무로 인식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실질적 활성화에 의한 부부 공동 출산·육아, 탄력근로제 적용 확대 및 재택근무 여건 조성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자존감을 갖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2019년부터는 제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더욱 구체화하고 성과를 이루어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지난 20여 년의 기간이 여성 과학기술 인재의 양적 확보의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성, 창의력 및 사고의 유연성을 갖춘 맞춤형 인력의 양성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더 큰 힘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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