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코끼리와 끼리끼리

입력 2019-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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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끼리끼리’는 반복적 표현을 통해 ‘끼리’를 강조할 때 사용하는 말로서 ‘여럿이 무리지어 그 무리만 따로’라는 뜻이다.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바르고 좋은 일을 할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고만고만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다지 좋지 않은 일을 할 때 비난과 비아냥거림을 담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일을 앞에 두고 “우리끼리 합심하여 성공으로 이끌자!”고 하는 다짐이 전자의 예라면, “끼리끼리 잘도 놀고 있네”가 후자의 예이다. 후자의 끼리끼리가 비난과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는 까닭은 좋지 않은 목적을 위해 자기네들끼리 파당을 지어 그 파당의 힘으로 다른 사람들을 모함하고 압박하는 등 나쁜 짓을 자행하기 때문이다. 실력도 정의감도 전혀 없으면서 끼리끼리 모여 순전히 파당의 힘만으로 자신들이 목적한 방향으로 일을 몰아붙이는 것은 만행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비난받고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코끼리는 코로 참 많은 일을 한다. 그래서 이런 동요도 있다.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코가 없는 코끼리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숨을 못 쉬는 것은 물론, 먹을 것을 가져다 먹을 수도 없고, 사람을 도와 일을 할 수도 없으며, 적으로부터 자신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한다. 코가 없는 코끼리는 이미 코끼리로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더 이상 코끼리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코끼리들이 그 육중한 덩치만 믿고서 떼 뭉쳐 다니며 못된 짓을 한다면 참으로 꼴불견일 것이다.

필자는 더러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코가 없는 무능력 코끼리끼리 모여 집단적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의미의 “끼리끼리” 행태라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끼리끼리 뭉쳐 망발을 일삼고 거짓말을 해대는 사태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 코도 없는 주제에 ‘끼리끼리’ 뭉쳐서 부리는 행패가 더 이상 자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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