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분변(糞便) ①

입력 2018-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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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AI, 즉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를 예방하기 위해 당국이 철새들의 분변을 주기적으로 표집(標集)하여 병원성(病原性:병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는 성질)의 유무와 정도를 살피고 있다. 문제의 조짐이 보이면 언론도 곧바로 “철새들의 분변을 채취하여 분석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다. 엊그제에도 그런 보도가 있었다. 분변, 어떤 의미일까? ‘배설물’과는 어떻게 다를까?

분변은 ‘糞便’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똥 분’, ‘똥오줌 변’이라고 훈독한다. ‘糞’은 ‘쌀 미(米)’와 ‘다를 이(異)’가 합쳐진 글자이니 글자대로 풀자면 ‘쌀이 달라진 것’이다. 여기서의 쌀은 단순히 ‘쌀(rice)’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쌀을 비롯한 모든 곡류를 뜻하며 나아가서는 사람이 섭취하는 모든 음식물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糞’은 그런 음식물이 소화흡수 과정을 거쳐 원래의 상태와는 완전히 다른 성질과 모습으로 배출되어 나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게 바로 똥인 것이다.

‘便’은 ‘똥오줌 변’이라고 훈독하는 외에 ‘편할 편’, ‘편 가를 편’, ‘소식 편’ 등으로도 훈독하는 글자이다. ‘更’은 원래 ‘병(丙=炳:밝음)’에 ‘복(攴:막대기=지휘봉)’이 합쳐진 글자로서 본뜻은 ‘지휘 막대로 밝고 분명한 곳을 가리킨다’였는데, 여기서 뜻이 인신(引伸)되고 확대되어 ‘고치다(고칠 경)’, ‘다시(다시 갱)’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人(사람)+更(고치다, 다시)’로 구성된 ‘便’은 ‘사람[人]이 뭔가를 다시 하거나 고쳐[更] 개선하면 전보다 편해지므로 ‘편할 편’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쉬면 편하므로 ‘쉰다’는 뜻도 덧붙게 되었다.

똥오줌을 배설하는 일은 참으로 시원하고 편해지는 일이므로 오줌을 ‘작은 편함’, 즉 ‘小便’이라 하고, 똥을 ‘큰 편함’, 즉 ‘大便’이라고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하나의 명사로 굳어지면서 ‘편하다’라는 동사와 구분하기 위해 발음이 ‘변’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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