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6일 신한지주가 오렌지생명(구 ING생명) 인수와 함께 진행한 자사주 매입 발표에 대해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렌지생명 인수에 대해서는 당장의 기업가치 제고 이벤트로는 보기 어렵지만 대형 인수·합병(M&A)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과 목표가는 각각 '매수'와 5만7000원을 유지했다.
전날 신한지주는 오렌지생명(구 ING생명) 주식 4850만 주(59.15%)를 2조2989억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인수가는 6월말 오렌지생명의 장부가격 대비 약 1.08배 수준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오렌지생명 인수 공시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발표했다"면서 "자사주 매입 발표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 연구원은 은행주가 매크로 및 규제 우려에 짓눌려 있는 현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자사주 취득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계속 주장해왔지만 이번 M&A 발표 직후 주가 안정을 위한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에게 회사측이 오렌지생명 인수가 주주가치에 그다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자사주 매입이 일회성 이벤트라는 신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오렌지생명 인수가 당장의 기업가치 제고 이벤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밝혔다. 최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017~2018년 ROE가 약 9.5~1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오렌지생명 인수로 인해 당장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제고되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현재 오렌지생명은 매각 작업을 위해 수익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 상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결국 인수 적정성 판단은 향후 시너지 발생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오렌지생명은 인적구성과 조직문화가 신한지주와는 상이한데 이러한 점이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반면 조직마찰로 역시너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조흥은행, LG카드 등 과거 신한지주의 M&A 성공 역사를 감안할 때 시너지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