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대세다. 대기업은 피도 눈물도 없고 돈만 밝히는 비인격적인 소유주인데다 선량한 종업원을 괴롭히고 '단가후려치기'로 하청업체를 못살게 군다. 또 해외에 좋은 집을 숨겨놓고 호의호식하는 집단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시장경제에 대한 적대감은 한술 더 뜬다. 시장은 무한경쟁을 부추겨 약자와 서민을 착취하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대기업을 옥죄고 약자 보호 정책을 펴는 것이 최고의 선(善)이라는 주장이 거침없이 나온다. 경영학을 배우는 대학생들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평소 대기업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학생들도 막상 졸업할 때가 되면 어떻게든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경영학이 소위 '보편적 지식'이 되어가는데도 이 사회에 기업이 왜 존재해야 하고, 기업의 사회적 기여는 무엇이며, 기업이 진화하고 발전해 온 경제체제와 역사적 맥락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고민을 하고 있는 경영학도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경영학 교육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8명이 뭉쳤다. "엉터리로 배운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어리석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어록을 마음에 새기고, 이 책을 집필하는 데 모두 의기투합했다.
저자들은 기업의 본질과 기업이 시장에서 부단한 혁신 경쟁을 통해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 이해해야 경영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경영학원론 교재들과 집필철학과 방향이 달라 독자가 오히려 생소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솔직하게 머리말에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