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으로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한 범인 김모(77)씨가 입건된 가운데 김씨를 제압한 '용감한 시민' 박종훈(53) 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 봉화경찰서는 23일 상수도 문제 등 이웃과의 갈등과 민원처리 불만으로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하고, 주민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1일 오전 9시 13분 소천면에 사는 이웃 주민 임모(48) 씨에게 엽총을 쏴 어깨에 상처를 입혔다. 이후 20분 뒤인 9시 33분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계장 손모(48·6급) 씨와 주무관 이모(38·8급) 씨에게 총을 발사했다.
건축일에 종사하는 박 씨는 이날 오전 9시 건소천면 경로당 보수작업과 관련된 견적 때문에 이를 상의하기 위해 소천면사무소를 찾았다. 그는 면사무소 복지계 쪽으로 가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 때 손 계장 쪽에서 '퍽' 소리가 났고, 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한 낯선 남성이 총을 들고 있었다.
박 씨는 범인을 향해 달려들었고, 재빨리 양손으로 총열을 움켜쥐었다. 그 과정에 또다시 두 발이 발사됐지만, 다행히 박 씨를 빗나가 유리창을 관통했다. 그 때 한 주민이 "손에 칼이 있어요"라고 외쳤고, 범인은 바지 속에 감추고 있던 10㎝ 길이의 칼을 뽑아들었다. 박 씨는 범인의 칼을 빼앗아 멀리 던진 뒤 그를 완벽히 제압했다.
박 씨에 따르면 쓰러져 제압된 범인은 계속 자신이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키 175㎝, 몸무게 108㎏으로 건장한 체격이다. 주위에서는 평소 박 씨를 등치에 비해 행동이 민첩하고 빠르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제압한 박 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