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럭셔리 호텔, ‘깨끗한 실내 공기’ 광고...미세먼지가 바꿔 놓은 진풍경

입력 2018-03-29 15:56 수정 2018-03-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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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코디스호텔 “객실 공기, 실외보다 10배 좋아”…두 단계의 여과 과정 거쳐

▲중국 상하이 와이탄 지역이 뿌연 스모그에 뒤덮였다. 상하이/AP뉴시스
▲중국 상하이 와이탄 지역이 뿌연 스모그에 뒤덮였다. 상하이/AP뉴시스
중국 상하이에 ‘깨끗한 실내 공기’를 광고하는 고급 호텔이 등장해 화제다. 공기 오염이 심각한 중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단면이라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달 초 상하이에 문을 연 ‘코디스 상하이 훙차오(Cordis Shanghai Hongqiao)’ 호텔은 겉모습과 시설 면에는 여느 고급 호텔과 다르지 않지만 깨끗한 실내 공기를 대대적으로 광고해 눈길을 끌었다. 코디스호텔에 들어오는 모든 공기는 두 단계의 여과 과정을 거친다. 실내 공기를 측정하는 모니터는 396개 객실 모두에 설치돼 있고, 객실 TV 스크린에는 미세먼지 지수를 항상 표시하게 돼 있다. 객실 내부의 공기 질은 외부 공기 질보다 평균 10배가량 좋다.

코디스호텔의 존 오셔 이사는 “다른 어떤 호텔보다 실내 공기가 뛰어나면 손님들이 더 숙면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손님들은 랭함그룹 소유 브랜드의 22개 호텔 포트폴리오 중 코디스 상하이점을 가장 만족스럽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깨끗한 공기 때문에 객실 가격이 10%가량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객실에서 와이파이는 ‘뜨거운 물’과 같다”며 “과거에는 객실에서 인터넷을 쓰려면 요금을 따로 청구해야 했지만 이제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호텔이 없듯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호텔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실내 공기도 인터넷처럼 앞으로는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의 초미세먼지(2.5PM) 농도는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그만큼 중국은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작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기 오염으로 사망한 전 세계 인구 중 절반가량이 인도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오염 문제는 중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며 최근에는 실내 공기로 화두가 옮겨갔다. 공기 질이 나쁜 대도시에서는 실내 공기 질이 바깥 공기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 열악한 단열재와 건축 자재, 페인트를 쓴 건물은 미세먼지뿐 아니라 포름알데히드와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까지 섞여 공기 질을 더 악화한다. 환경 컨설팅 업체인 윤리와환경의 시에렌 에른스트 창업자는 “실내 공기 질 문제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사람들 대부분은 실내에서 90%를 보낸다”라고 지적했다.

실내 공기의 질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하다. 중국에서는 심지어 주된 이직 사유로 꼽힌다. 친환경 인증 업체인 리셋스탠다드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직하는 사람의 56%는 사무실의 나쁜 공기를 이유로 꼽았다.

중국인들이 점점 실내 공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중국에서 팔린 공기청정기는 310만 대로, 금액상으로는 69억 위안(약 1조17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장 규모는 750만 대, 165억 위안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공기청정기처럼 앞으로 중국에서는 공기 질이 나빠지면서 수혜를 입은 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환경 컨설팅 업체 퓨어리빙의 톰 왓슨 이사는 “2013~2014년에는 상하이와 베이징에 있는 학교 몇 군데의 의뢰를 받는 정도였다”며 “현재는 포춘 100대 기업 중 3분의 1가량의 중국 사무실이 우리 고객”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기에는 사무실 공기 질을 깨끗이 하는 것이 차별화 요소였으나 앞으로는 필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왓슨 이사는 “가까운 미래에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도 어떤 가게의 공기 질이 좋은지를 검색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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