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44%가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응답기업 중 신규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도 9.3%(17개사)로 나타났으며 신규채용이 없는 곳은 2.7%(5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로 작년 상반기 조사 때보다 2.2%포인트 줄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상황 어려움(25.9%)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 △신입사원 조기퇴사, 이직 등 인력유출이 줄어서(15.8%) △통상임금,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60세 정년의무화로 퇴직자 감소(8.3%) 등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채용 인원 중에서 이공계 비중은 평균 55.3%, 남성 비중은 평균 71.4%로 나타나 ‘이공계·남성’ 선호 현상이 이어졌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4017만 원(월 335만 원)으로 작년 상반기 3880만 원보다 3.5% 늘었다. 3500만~4000만 원이 34.1%로 가장 많았고 4000만~4500만 원(25.3%), 3000만~3500만 원(17.6%), 4500만~5000만 원(11%) 순으로 많았다.
응시자의 신상정보를 제한적으로만 보는 블라인드 면접·채용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작년 상반기 24.9%에서 올해 34.6%로 증가했다. 올해 응답기업의 18.1%(33개)는 향후 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나 국회가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63.2%)하고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강화(47.8%)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 완화로 투자 활성화를 유도(42.9%)하고 법정 최대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을 유도(20.9%)해야 한다고 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결국 일자리는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수 300인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2월 7일부터 3월 2일까지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6.34%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