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미국행 철강, 아시아로 쏟아진다...최대 피해국은 한국

입력 2018-03-06 09:17 수정 2018-03-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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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조치로 아시아 철강 업계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으로 수출되던 철강이 아시아로 몰리면 가격이 하락해 업계를 직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철강 업계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아시아 철강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사 신닛테쓰스미킨의 신도 다카오 사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퇴출당한 철강이 아시아로 들어온다면 엄청난 가격 하락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이지만 정작 타격을 입는 국가는 동맹국, 아시아에서는 특히 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철강 3500만t을 수입했다. 미국이 가장 많은 양의 철강을 수입한 국가는 점유율 17%를 차지한 캐나다이다. 유럽연합(EU)이 14%로 2위, 브라질이 13%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양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다. 일본은 5%, 중국은 2%에 그쳤다. 영국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 관계자는 “중국의 지난해 수출량 중 대미 수출 비율은 1.4%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가 중국의 철강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로부터 반덤핑 관세를 적용받으면서 공급을 줄여왔다.

그런데도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강경 수단을 도입하는 것은 제3국을 경유한 중국산 철강을 문제 삼고 있어서다. 철강 압연가공에서는 열간압연 후 냉간압연으로 다듬는 게 일반적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간압연을 한 뒤 이를 아시아 각국에 공급해 냉간압연을 거쳐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우회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체적인 양은 명확하지 않으나 제3국을 통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는 미국에 수출되는 강재의 냉간압연 등을 다루는 베트남을 우회 수출국으로 지목했으며 한국과 대만도 우회 수출 거점으로 언급했다.

아시아 철강 시세는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년 동안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현재 일본에서 자동차나 가전에 사용되는 얇은 강판의 가격은 t당 약 8만 엔(약 81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높다.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가격도 600달러(약 64만 원)로 6개월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일본은 자동차나 도쿄올림픽 관련 시설의 건설, 수도권 재개발 등으로 철강 수요가 풍부한 편이며 중국은 겨울철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한 감산으로 공급 과잉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에 수출되던 철강이 아시아로 유입되면 가격 흐름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캐나다, EU 등이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아 아시아로 향하면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철강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안보 위협을 근거로 하는 철강 수입 제한에 주요 동맹국인 한국이 포함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모색하면서도 동시에 대미무역 흑자를 유지하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세탁기에 대한 관세 대상에 포함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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