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부인(夫人)과 아내

입력 2018-02-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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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내를 소개할 때 “내 부인일세”라고 말하는 사람을 더러 본다. 듣는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인데, 자신의 아내에 대해 너무나도 당당하게 사용하였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오히려 겸연쩍어진 것이다.

신라시대부터 김유신의 어머니를 ‘만명(萬明)부인’, 아내를 ‘지소(智炤)부인’이라고 부르는 등 여러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부인’은 처음부터 격이 높은 칭호였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도 고위 관리의 아내와 어머니에게 품계에 따라 각종 부인 칭호를 수여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정1품 정경부인(貞敬夫人), 정3품 숙부인(淑夫人) 등 각종 부인의 명칭을 사용하였다.

이처럼 일정한 직위가 있는 사람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호칭하던 것에 기인하여 오늘날도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를 때 사용하는 칭호로 인식되어 있다. 부인을 더 높여 합부인(閤夫人), 대부인, 귀부인이라는 말도 사용하고 남의 할머니에 대한 존칭으로는 왕대부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돌아가신 남의 어머니를 칭할 때는 ‘선대부인(先大夫人)’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남에게 자신의 아내를 칭할 때는 어떻게 말해야 할까? ‘집사람’, ‘안사람’, ‘안식구’ 등으로 부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적절한 칭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내는 주로 집 안에 있어야 한다는 사고에 바탕을 둔 칭호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이미 아내는 집 안에서 주로 생활하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제 아내입니다”라는 식으로 ‘아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옳다. 물론 아내라는 말의 어원도 ‘안[內]’에 있으므로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어쨌든 남편의 상대어는 아내이므로 아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옳다. ‘집사람’, ‘안사람’, ‘집식구’ 등은 아무래도 전근대적인 용어로 들린다. “제 아내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말을 들을 때 아내의 얼굴은 절로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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