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그룹 계열 상장사 가운데 절반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과 SK그룹, LG그룹 모두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한 5대 그룹 상장사 43곳 중 21곳(적자전환·적자확대 포함)의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기업은 32곳(74.4%)이었다.
계열 상장사 16곳 중 11곳이 실적을 발표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4.3%)를 시작으로 삼성전기(-2.6%), 삼성SDS(-2.7%), 제일기획(-14.2%), 호텔신라(-24.9%), 에스원(-26.6%) 등 줄줄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삼성엔지니어링(-72.1%)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5959억 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컨센서스를 충족한 4개사 중 삼성물산(19.3%)과 삼성SDI(15.8%)가 깜짝 실적을 달성해 재계 1위의 체면을 살렸다.
현대차그룹은 실적 발표 상장사 9곳이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이 가운데 어닝 쇼크를 낸 기업은 현대제철(-15.4%), 이노션(-27.3%), 기아차(-28.9%), 현대건설(-29.2%), 현대차(-31.0%), 현대모비스(-47.7%) 6곳이다. '현대차 3형제'는 동반 실적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다. 특히,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7752억 원에 그쳐 2010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 이하로 떨어졌다.
LG그룹은 대표 상장사인 LG전자(-21.4%)를 포함해 LG이노텍(-15.7%), LG상사(45.0%), LG하우시스(-58.3%) 등 5곳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82.7%)는 5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컨센서스와 실제 영업이익의 괴리율이 가장 높았다. 시장의 눈높이를 만족한 회사는 LG(4.2%)와 LG유플러스(2.0%) 두 곳 뿐이었다.
8곳의 계열 상장사가 실적을 발표한 SK그룹은 어닝 쇼크 기업이 SK머티리얼즈(-18.1%) 한 곳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3.9%)는 영업이익 4조 원 시대를 열며 4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2.1%)과 롯데케미칼(7.5%), 롯데정밀화학(7.6%)이 조금씩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반면, 롯데칠성은 적자 규모가 예상치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02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