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따뜻한 녹차 한잔과 행복

입력 2018-0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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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화 한화손해보험 방카사업본부 주임

혼자 산 지 어느덧 10년째, 퇴근 후엔 어차피 혼자 먹는 저녁이라 차려 먹는 것도 귀찮고 힘들어 대충 끼니를 해결한다. 아침엔 출근 준비에 바빠 급하게 나가느라 어지럽혀진 방을 청소하는 것도 나에겐 버겁다. 누구나 일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로 일이 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여의도로 가는 출근길, 지하철에선 나와 같은 수많은 회사원들을 마추진다. 그들도 평일의 일상은, 정신없으면서도 부담감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나날일 것이다. 지하철의 인파를 보며, ‘나만 그런 건 아닐 거야’ 하고 매일 스스로를 위안한다.

‘삼십대’라는 나이는 무언가 책임감이 더해지는 나이 같다. 그것이 일이든, 사람이든, 사랑이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 간다는 이유로 더욱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더구나 한층 치열해지는 경쟁과 삶 속에서, 내 한 몫을 다하고 사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세상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가끔은 우울함에 가만 있다가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오늘 우울했는데 생각해 보니 어제도 우울했네’, 이 생각에 다시 또 우울한 적도 있다.

그럴 땐 작은 행복도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상대의 작은 마음 씀씀이가 버겁고 울적한 일상에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우울함과 걱정 속에 도착한 회사에서, 그래도 날 미소 짓게 하는 건 미세먼지에 좋다며 옆자리 동생이 슬며시 내 자리에 건넨 녹차 한잔이다. 이런 소소한 기쁨으로 하루가 즐겁다. 소소한 행복들이 오늘을 이겨내고, 내일을 버텨낼 원동력을 주는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남몰래 우울해하고 있을지도 모를 옆 동료에게 따뜻한 녹차 한잔을 건내며 미소 지어 주면, 이 추운 겨울도 견딜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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