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도자기(陶瓷器) 도자기(陶磁器)

입력 2018-01-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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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모나 석영, 장석 등 ‘가는 모래 가루’ 성격의 재료가 주성분인 고령토를 빚어서 만들거나 아예 석영이나 장석의 가루를 빚어서 만든 그릇을 ‘사기(砂器)’라고 하며, 흙으로 빚어 만든 그릇을 말린 후에 윤기가 나도록 바르는 잿물인 오짓물을 입혀 다시 구운 그릇을 오지그릇, 즉 ‘도기(陶器)’라고 한다는 점은 이미 며칠 전 글에서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도자기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

도자기는 ‘陶瓷器’라고 쓰는데 ‘瓷’는 ‘사기그릇 자’라고 훈독한다. ‘瓷’가 곧 이미 설명한 ‘사기(砂器)’에 해당하는 그릇을 뜻하는 글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도자기는 도기와 자기를 아울러 부르는 합칭(合稱)이다.

그런데 도자기를 ‘瓷’로 쓰지 않고 ‘磁’로 쓰기도 한다. 즉 ‘陶磁器’라고도 쓰는 것이다. ‘磁’는 ‘자석 자’라고 훈독하는데, 원래 ‘철을 끌어당기는 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자철광이 가진 철을 끌어당기는 속성을 ‘磁’라는 글자로 표현했는데, 19세기 이후에 전자기학(電磁氣學)이라는 학문이 정립되면서 자기(磁氣), 자기장(磁氣場) 등 여러 용어들이 탄생하였다.

‘磁’와 ‘瓷’는 동음이다. 한자에서 발음이 같은 글자는 서로 빌려서 사용하는 이른바 ‘통가(通假 通:통할 통, 假:빌릴 가)’, 즉 ‘가차(假借)’의 현상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일상의 통가 현상으로 인해 ‘도자기’의 ‘자’도 원래는 ‘瓷’라고 써야 맞지만 더러 ‘磁’라고 쓰기도 하던 것이 오늘날에는 ‘瓷’와 ‘磁’를 다 사용하는 상태로 굳어진 것이다.

도기든 자기든 다 깨지는 그릇이기 때문에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깨지지 않는 그릇은 편리할지는 모르나 자칫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 유한성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으로서의 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장수에 대한 지나친 욕구는 오히려 불행을 자초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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