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정몽준, 현대중공업의 행보는?

입력 2008-02-21 14:46 수정 2008-02-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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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중공업 상장 추진은 지주사 위한 첫걸음인가

최근 들어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단연 현대중공업이다. 지난 11일 현대중공업이 계열사인 삼호중공업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증권시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삼호중공업은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현재 장외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기업이다.

삼호중공업 상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역시 상장으로 마련될 자금의 사용처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상장 추진이 현대건설, 현대오일뱅크 등 M&A용 자금과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소설과 같은 얘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재계 관계자들은 거의 없다.

사업영역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일사천리’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월에만 11척의 배를 수주해 세계조선업체 중에서 1위의 수주량을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KCC와 합작해 총 6000억 원을 투자, 충남 대죽산업단지에 연 생산량 6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료)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특히 새만금과 군산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활발한 활동들은 향후 몇 년간 현대중공업의 행보에 재계가 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현재 군산지역에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말 사업의 걸림돌이었던 용지의 용도변경 문제가 해결돼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조선소가 지어지는 비응도동 근처에 ‘6성급 호텔’ 건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지을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아 말하고 있지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군산 지역의 한 부동산업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중

공업 직원들이 부지가 될 만한 땅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지역 업자들에게는 잘 알려진 소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군산조선소와 이 호텔을 향후 현대중공업이 새만금개발에 참여하기 위한 일종의 교두보라고 보고 있다.

◇ 못다핀 아버지 꿈, 정몽준 의원이 이룰까 이처럼 현대중공업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오너인 정몽준 의원의 행보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은 지난 대선 전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면서 단숨에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지난 16대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하며 이미지를 구겼던 것을 일거에 만회한 것이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킹메이커’가 된 것이다. 본인은 뚜렷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가 지난 2번의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다음 대선에는 본인 차례가 아니겠냐고 보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삼호중공업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투명화 할 것이라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만약 정 의원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아버지 고 정주영 회장의 뒤를 잇는 것이 된다. 고 정주영 회장은 지난 14대 대선 때 ‘반값 아파트’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권력과 재력을 한 손아귀에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아버지와 다르다. 그는 이미 국민들에게 정치인과 경제인 사이를 넘나드는 인물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게다가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서 젊은 세대에도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경제인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아버지와는 다른 것이다. 하지만 고 정주영 회장은 한국경제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아직까지 국민들의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설 연휴부터 전파를 탔던 현대중공업 광고는 ‘박정희 향수’처럼 ‘정주영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광고제작사인 이노션 측은 고 정주영 회장이 등장하는 몇 편의 CF를 더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CF를 통해서 현대중공업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 전북 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민심이 상당히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 군산 지역 주민들은 한 동안 침체되어 있던 지역 경제가 현대중공업으로 인해 살아났다고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재계의 예측처럼 향후 전북 지역의 경제 활성화의 키포인트가 될 새만금 지역개발을 현대중공업이 주도한다면 이 지역에서 정 의원의 인기는 어떻게 될지 답은 나와있다. 현대중공업의 활발한 투자와 정몽준 의원의 정치행보의 어떤 함수관계를 갖게 될 지 정·재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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