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원 넘게 오르며 9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지만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입장에서 신중론을 폈기 때문이다.
이미 금리인상을 선반영했던 환율시장으로서는 조정 내지 되돌림 흐름을 연출한 셈이다. 주가가 급락하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매도에 나선 점, 당국 개입도 일부 있었던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도 상당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당장 오늘밤 세제개편안에 대한 미국 상원 표결이 예정돼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같은 기대가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원화 강세 흐름은 여절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반등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1081.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90.2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저가는 1080.3원이었다. 장중 변동폭 또한 9.9원으로 역시 4월25일 11.1원 이후 가장 컸다.
밤사이 역외환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자넷 옐런 미 연준(Fed) 의장이 상하원 양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출석해 경제지표 호조를 이유로 금리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1.4/1081.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5.1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6.53포인트(1.45%) 급락한 2476.37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919억41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했지만 향후 금리인상 스탠스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미 금리인상을 100% 선반영하며 원화강세를 보였던 환율시장은 조정과 되돌림이 있었다”며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상당히 많았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원화 강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오늘의 상승은) 단기적인 조정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총재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시장에서는 숏커버를 유발했다. 당국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6000억원 넘게 팔았고 주가도 많이 하락한 것도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밤 미국 상원에서 표결이 있다.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위험선호 속에 원·달러가 반등 시도를 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단이 무거운 흐름이다. 내일은 1082원에서 1090원 정도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0엔(0.09%) 오른 112.16엔을, 유로·달러는 0.0030달러(0.25%) 상승한 1.1864달러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