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청소년 불법 노동 파문...글로벌 기업 아웃소싱이 낳은 함정

입력 2017-11-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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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위탁생산 업체 대만 폭스콘이 학생 인턴의 초과 근무를 금지한다. AP/연합뉴스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 대만 폭스콘이 학생 인턴의 초과 근무를 금지한다. AP/연합뉴스

미국 스포츠 용품업체인 나이키가 개발도상국에서 저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공장을 이용한 사실이 폭로된 후 나이키는 그로 인해 훼손된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데 15년 가까이 걸렸다.

나이키 스캔들 이후 다국적 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감시가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생산 아웃소싱의 함정에 관한 소비자의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기술 덕분에 제품이 어디에서, 어떤 조건 하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감시하기도 수월해졌다. 이에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여전히 비슷한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조사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고등학생 실습생에게 불법 시간외 노동을 시키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은 특별히 충격적인 착취 사례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 역사상 가장 부유한 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애플이 더 효과적인 공급망 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논란의 여지를 낳는다.

아이폰의 주요 공급 업체인 훙하이정밀공업은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 ‘아이폰X’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인건비가 싼 학생 노동력에 의지했다. 회사 측은 즉각 문제의 정저우 공장에서의 부당 행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에서 폭로하기 전에 그러한 관습을 차단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앞선 나이키의 사례에는 몇 가지 교훈이 있다. 2005년 회사는 업계 최초로 계약 공장의 전체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 전 몇 년 동안은 600개의 공장 감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는 노동력 착취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나이키가 노동력 착취를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나이키는 브랜드에서 독소를 빼기 위해 투명성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전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빌리면, 나이키란 브랜드는 “노예 같은 임금, 강제적인 시간외 노동, 자의적인 학대의 동의어”가 됐다. 매출을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선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애플에 공정을 기하기 위해 말하면, 많은 중국 공장은 방침을 바꾸었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주문이 많을 때는 부득이하게 불법을 행하는 공장에 생산을 위탁하는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공장들은 기회가 오면 감시의 사각지대가 되고, 노동자의 권리는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더 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생산 능력이 중국에서 이전, 특히 인건비가 저렴한 방글라데시로 향했을 때다. 또한 천연자원이 채굴되는 곳에서도 문제가 발견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이 대표적이다.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아동 노동으로 채굴된 코발트가 거래소에서 매매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조사에 나섰다. 코발트 수요는 올해 시세를 80% 끌어 올렸고, 도로를 달리는 전기자동차가 증가함에 따라 아마도 앞으로 더욱 많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탄 국가의 전형인 콩고는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콩고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섣불리 제재를 가한다면 가뜩이나 기본 생활권도 보장이 되지 않는 콩고 내에서 수십만의 합법적인 고용이 없어져 버린다. 그렇다고 산업 전체에 제약을 가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갖고 있는 서플라이 체인 모니터링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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