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내연남과 짜고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이른바 ‘니코틴 살해’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4월 22일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서 50대 남성 오 씨가 자택에서 잠이 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부검 결과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오 씨의 몸에서 치사량의 니코틴이 검출됐다.
이 사건은 국내 최초의 ‘니코틴 살인 사건’이자 니코틴을 주입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는 사건으로 재판부의 판결에 관심이 쏠렸다.
니코틴 살해 사건 1심 선고 공판은 7일 오후 의정부지법에서 열렸다. 오 씨의 부인 송 씨와 내연남 황 씨는 “살해 증거가 없다”라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날 남편의 재산을 노린 송 씨가 황 씨와 짜고 오 씨를 살해한 것으로 규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황 씨는 도박에 빠져 신용불량자였으며 송 씨는 오 씨의 사망 직후 한 달 안에 아파트 등을 처분하고 보험금과 퇴직금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부검결과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판정됐고 제3자에 의한 타살이 배제된 점, 송 씨가 남편의 사망을 인지한 후 112나 119가 아닌 상조회사에 먼저 전화해 서둘러 장례를 치르려하고 부검을 거부한 점, 황 씨가 ‘니코틴 치사량’과 ‘살해 방법’ 등을 검색한 점 등을 유죄 판단 근거로 들었다.
한편 재판부는 무려 1시간에 걸쳐 유죄 판단 이유를 설명한 뒤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후회나 반성을 보이지 않았다”라며 “반인륜 범죄로 참작 여지없이 사회와 영구 격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