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절반의 진보, 쏘나타 트랜스폼

입력 2008-01-17 17:03 수정 2008-01-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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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서는 순간, 갑자기 헤드램프가 바뀌고 라디에이터 그릴도 바뀌며, 그 차를 타는 사람까지 멋지게 바뀌게 하는 차가 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처럼 한순간에 깜짝 변신한 이 차는 TV CF 속에 등장하는 쏘나타 트랜스폼이다.

‘트랜스폼’이라는 부제가 달린 것처럼 이 차는 초기 쏘나타의 변형작이다. SM5 뉴 임프레션같은 여타 마이너체인지 모델처럼 겉모습에 큰 메스를 가하지 않아 언뜻 보기에는 차이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쏘나타 트랜스폼은 이전까지의 쏘나타 시리즈가 그러하듯 순탄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구형과 가장 달라진 점은 대시보드를 비롯한 실내공간과 업그레이드된 엔진 성능을 꼽을 수 있다. 구형의 대시보드는 2004년 데뷔 당시 간결하고 편의성 높은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해졌다. 조작 장비가 분산된 느낌이 있고 디자인에서 임팩트가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 것.

따라서 신형 모델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우선 센터페시아가 크게 달라졌는데, 오디오와 공조 컨트롤 장치가 계기판 높이로 집중 설계되면서 시인성과 조작성이 크게 향상됐다. 그 아래에는 CD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음악을 즐기는 이들을 배려했다. 계기판을 비롯한 계기류는 블루 컬러로 통일해 좀 더 또렷한 시인성과 함께 눈의 피로도도 적어졌다.

무엇보다 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향상된 엔진성능이다. 2.0은 163마력으로, 2.4는 179마력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국산 동급 차종 중에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추게 됐다. 참고로 GM대우 토스카는 2.0 144마력, 2.5 157마력이며, 르노삼성 SM5는 143마력이다. 물론 차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출력이 전부가 아니다. 실생활 주행 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토크인데, 이 점에서 토스카 2.5는 24.2kg·m를 기록해 쏘나타 2.4의 23.5 kg·m를 앞선다.

출력은 높아졌으나 변속기는 이전처럼 자동 4단을 쓰고 있어 아쉬움을 준다. 동급 최고의 출력을 자랑하는 쏘나타 트랜스폼이지만, 급가속 때는 대한민국의 여느 2.0ℓ급 중형차가 그러하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힘겨워한다. 자동 5단을 달았더라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기어변속 단수가 많아지면, 힘을 잘게 쪼아 쓸 수 있으므로 연비를 높일 수 있으며 변속이 부드러워진다. 또한 각 rpm에 맞는 기어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어 파워 손실도 적다.

163마력으로 높아진 쏘나타 트랜스폼은 출발 가속 때 눈에 띄는 실력향상을 보여주었다. 마치 오피러스 3.8을 몰 때처럼 ‘팍팍’ 튀어나가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차는 시속 100km를 넘기면서부터는 그러한 강력한 파워를 보여주지 못한다. 가속 페달을 꾹 밟아도 rpm 미터만 치솟고 속도에는 변화가 없는 ‘한국차의 고질병’이 여전히 나타난다.

이는 사실 쏘나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2.0ℓ급 중형차들은 제대로 달려보기에는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다. 수출형 모델에는 2.0ℓ엔진 대신 2.4ℓ엔진을 얹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현대차는 업계의 리더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차에서 엔진은 가장 중요한 부품이지만, 이것 하나만 바뀐다고 차가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는다. 엔진 출력이 높아지면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도 그에 맞게 성능 강화가 이뤄지는 게 상식이지만 쏘나타 트랜스폼은 아직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한 듯하다. 출렁이는 서스펜션은 여전하며, 브레이크 성능을 강화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자동 4단 기어를 그대로 둔 것만 봐도 그렇다. 현재의 2.0ℓ급 중형차는 자동 4단기어로 버티기에는 버겁다. 적어도 업계의 리더라는 현대차라면, 소비자들을 현혹할 수 있는 출력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변속기나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 잘 눈에 띄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써야하지 않을까? 지금도 쏘나타 트랜스폼은 국내에서 잘 팔려나간다. 그러나 쏘나타가 활약할 무대는 전 세계다. 눈높이를 선진국 소비자들에게 맞추고 품질을 좀 더 보완해주었으면 한다.

현대 쏘나타 트랜스폼 엘레강스 스페셜

레이아웃--------앞 엔진, 앞바퀴 굴림, 4도어, 5인승 세단

엔진, 기어------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엔진, 163마력/20.1kg ․ m 자동 4단

길이×너비×높이-4800×1830×1475mm

서스펜션 앞/뒤--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모두 215/60R16

연비, 가격-----11.5km/ℓ, 2220만원

BEST-----------조작성과 시인성 높아진 대시보드

WORST----------여전히 힘은 부족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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