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그룹과 ‘선 긋기’… "제 업무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합병은 미전실서 추진"

입력 2017-08-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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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50차례 열린 공판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어 박근혜(65)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상황을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나 ‘삼성 현안 관련 청탁’을 하지 않았고, 최순실(61) 씨 딸 정유라(21) 씨 승마지원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그룹의 일은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위증죄 처벌에서 자유로운 피고인 신문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의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관련 청탁을 하고,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3차례 독대 과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메르스 사태 등 삼성 현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 씨 승마 지원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한국동계영재스포츠센터 지원 등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는 독대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대가관계 합의’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특검의 주장을 깨기 위한 전략이다. 독대 당시를 아는 사람은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다.

박 전 대통령을 재판 증인으로 세우지 못한 상황에서 독대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부회장뿐인 셈이다. 이 부회장은 독대 관련 박 전 대통령 말을 적은 ‘안종범 수첩’과 ‘대통령 말씀자료’ 등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15일 3차 독대를 적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 대해서는 “면담 장소에 있었던 것은 저”라며 청탁이 오갔다는 특검의 주장을 일축했다.

자신의 의사결정 영향력을 줄이고, 그룹과 거리를 두는 증언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그룹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에 소속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그는 “제 소속은 처음부터 삼성전자였고, 업무도 95% 이상 삼성전자랑 계열사에 관한 업무만 했다”며 선을 그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양사 사장이 합병을 건의해 미전실에서 검토했고, 저는 동의하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함부로 개입할 것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열심히 해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7일 결심공판을 열고, 2~3주내에 1심 결과를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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