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사모펀드 업계 경영권 승계 물꼬 텄다...한국계 조셉 배 등 공동대표로 추대

입력 2017-07-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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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조셉 배·스코트 너탤, 공동 대표로 선임…사모펀드 업계에서 승계 계획 명확히 한 것은 KKR이 처음

▲조셉 배 KKR 신임 공동 대표. 출처 KKR 웹사이트
▲조셉 배 KKR 신임 공동 대표. 출처 KKR 웹사이트

월가 사모펀드 업계의 개척자인 KKR이 경영권 승계의 첫 물꼬를 텄다.

KKR은 17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이자 아시아 사업을 개척한 조셉 배(45세)와 스코트 너탤(44)을 공동 대표로 선임하면서 이들을 공동 설립자인 헨리 크라비스와 조지 로버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내세웠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셉 배와 스코트 너탤 모두 ‘공동 사장(Co-President)’ 겸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Chief Operating Officer)’라는 직함이 붙었으며 KKR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헨리 크라비스와 조지 로버츠는 공동 회장 겸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계속해서 회사를 이끈다고 KKR은 덧붙였다.

조셉 배는 사모펀드와 인프라 부동산 에너지 투자 부문을, 너탤은 기업 부채와 헤지펀드 자본시장 부문 등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두 설립자에 이어 후계자들도 쌍두마차 체계를 이루게 된 셈이다.

크라비스와 로버츠는 성명에서 “이날 발표는 미래에 관한 것으로 앞으로 수십년 간 고객과 파트너에게 봉사할 수 있는 올바른 팀과 리더십 구조를 갖추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20년 전 함께 회사에 합류한 조셉 배와 스코트 너탤은 성공에 필수적인 신뢰와 전문성, 개인적인 우정 등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KKR의 핵심 가치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유력한 후계자로 알려졌던 알렉산더 나밥은 후계 구도에서 밀려나면서 미국 사모펀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후 KKR에서도 떠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KKR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 조셉 배는 하버드대를 졸업했으며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가 지난 1996년 KKR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아시아로의 진출을 주도했다. KKR이 2000년대 중반 오비맥주를 인수하고 매각해 쏠쏠한 이익을 남겼을 때의 주역이 바로 조셉 배였다. 하버드대 동창이며 작가인 한국계 재니스 리가 부인이다.

너탤은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경쟁사인 블랙스톤에서 KKR로 이직했다. 조셉 배와는 같은 시기에 합류해 동기인 셈이다. 그는 지난 2007년 4월 가장 큰 사모펀드 거래 중 하나로 꼽히는 290억 달러(약 33조 원) 규모의 신용카드 결제처리 서비스업체 퍼스트데이터 인수를 주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퍼스트데이터는 파산보호가 유력시 됐으나 너탤은 잇따른 창의적인 금융거래를 통해 회사를 살려냈으며 결국 그 자신도 KKR의 후계자 자리에 앉게 됐다고 FT는 소개했다.

▲스코트 너탤 신임 공동 대표. 출처 KKR 웹사이트
▲스코트 너탤 신임 공동 대표. 출처 KKR 웹사이트

경영 승계 구도가 모호하고 잘 공개되지 않은 사모펀드 업계에서 KKR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FT는 전했다. KKR 입장에서도 후계자들을 명확하게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설립자들이 아직 경영권을 장악한 가운데 후계 계획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다른 사모펀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랙스톤은 부동산 부문 대표인 조나선 D. 그레이가 오랫동안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스티브 슈워츠먼 설립자가 곧 은퇴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지난 2014년 JP모건체이스로부터 마이클 카바나를 영입했지만 그는 1년 후 컴캐스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사모펀드는 설립자들이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들을 신뢰해 모였기 때문에 KKR이 후계자를 선발한 것은 큰 결단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연기금과 기타 기관투자자 등 주요 고객들도 최근 사모펀드 업계의 후계 문제에 대해서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FT는 덧붙였다.

73세로 동갑인 크라비스와 로버츠는 지난 1976년 12만 달러의 자본으로 KKR을 설립했다. 다른 공동 설립자인 제롬 콜버그 주니어는 경영전략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1987년 퇴직해 자신의 투자회사를 설립했으나 2015년 사망했다. 그러나 KKR은 40여 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지속해 이제 13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대형 사모펀드로 성장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크라비스와 로버츠의 재산이 각각 51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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