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ㆍGS, 인천 오류지구 '지명 세탁'에도 청약 저조

입력 2007-12-25 16:4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연말 분양가 상한제 회피 분양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입지적 약점을 없애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약실적은 여전히 신통치 않아 이에 따른 업체들의 고심도 함께 커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분양 양극화 현상은 입지와 분양가 두 요소가 결정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입지가 뛰어나면 약간의 고분양가는 문제시 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빠르면 내달인 새해 1월경 분양에 나설 한화건설과 대림산업의 서울 성동구 뚝섬 주상복합의 경우 3.3㎡당 400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오히려 빠른 분양을 기다리는 눈치가 역력하다.

또 최근 분양가 심사에 들어간 경기 용인시 신봉, 성복지구의 경우도 3.3㎡당 16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책정할 예정이지만 고분양가 보다 입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상태다.

하지만 이런 반면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이나 공급량이 많은 등 약점이 많은 곳은 '백약이 무효'인 경우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는 최근 GS건설과 금호건설이 인천 서구 오류동 오류 도시개발사업지구에 분양한 아파트 청약 결과에서 자명하게 나타난다.

인천 서구 오류동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검단 토지구획정리사업(현 도시개발사업)에 따라 조성된 6개 사업지구로 구성된다. 이중 검단 1, 2지구와 당하, 마전, 불로지구 등은 대부분의 분양을 마감한 상태며 오류지구만 아직 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검단 지구에서 오류지구의 인기가 가장 낮다는 점이다. 이는 오류지구가 수도권 쓰레기 처리장인 김포 수도권 매립지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오류지구는 다른 5개 지구와는 달리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으며 겨우 작년에야 이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커졌으면 커졌지 축소될 이유가 없는 수도권 매립지를 감안할 때 오류지구는 사실상 '불모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오류지구에 분양한 건설사들도 '지명 세탁'을 통해 오류지구의 냄새를 없애는데 촛점을 맞췄다.

우선 오류지구 79블록과 81블록에 아파트 418세대와 413세대를 각각 분양한 GS건설은 단지 명을 '오류자이'가 아닌 '검단자이'로 바꿔 오류지구 냄새를 지웠다.

이는 그간 분양한 단지들은 해당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명인 '당하', '불로' 등을 사용한 것과 대조적인 부분. '검단지구'는 이 일대에 조성된 6개 도시개발지구를 통칭하는 명칭인 만큼 딱히 잘못된 용어는 아니다. 그만큼 오류지구란 용어를 지우고 싶었던 게 이들 업체들의 욕심이다.

금호건설은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오류는 물론 검단이란 말도 사용치 않았다. 오류지구 80블록과 81블록에 731세대와 203세대를 각각 분양하는 금호건설은 '드림파크 어울림'이라는 단지 명을 사용, 지명세탁에 나섰다. 검단지구가 인천시에 개발된 신규 주거지역 중 인기도가 낮은 지역이란 점을 고려, 아예 검단이란 지명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두 업체 4개 단지 모두 마치 이번 대선을 연상시키는 패배를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GS건설이 공급한 검단자이1단지는 113.6~160.0㎡ 전체 418세대를 공급했지만 접수된 청약통장은 단지 80여개 불과해 20%에도 못미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2단지 역시 111.9~161.2㎡ 413가구가 공급됐지만 30개의 청약통장만 접수돼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하는지를 고민케했다.

검단을 사용치 않은 금호건설의 '드림파크 어울림'은 그런대로 선전했다는 평을 받는다. 80블록의 '드림파크 어울림' 1단지는 총 731세대가 공급됐는데 이중 3순위까지 몰린 청약자는 총 257명으로 1/3이상이 청약을 마쳤다. 반면 81블곡의 2단지는 203세대 공급에 15명의 청약자가 접수해 검단자이와 다를 바 없는 청약결과를 보이는데 머물렀다.

더욱이 이들 단지의 경우 낮은 지역 인지도를 고려, 분양가도 주변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했다는 점에서 '청약 패배'는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청약에서 검단자이는 3.3㎡ 당 970만~1100만원의 분양가를, 그리고 드림파크 어울림은 3.3㎡당 940만~100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 두 회사 모두 오랜 만에 적정한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브랜드와 적정 분양가라는 양날의 무기에도 불구 입지적 한계에 따라 두 업체 모두 대량 미분양의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입지가 떨어지는 곳은 공급과잉 시대가 오면 투자가치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택도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은 '지명세탁'이 오류지구라는 태생적 한계를 일부 감출 수는 있어도 수요자들에게 다른 아파트란 이미지를 안겨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예비신랑, 1억 모아놨으면…" 실제 결혼자금 저축액은? [그래픽 스토리]
  • 미국 기업들, ‘매그니피센트 7’ 의존도 줄이고 성장세 방점찍나
  • 2600 문턱 코스피, ‘단기 반등 끝’…박스권 장세 온다
  • 350억 부정대출 적발된 우리은행 "현 회장ㆍ행장과 연관성 없어"
  • 태권도 이다빈, 여자 67kg급서 동메달…2회 연속 메달 획득 [파리올림픽]
  • “PIM으로 전력 문제 해결”…카이스트 ‘PIM 반도체설계연구센터’, 기술·인재 산실로 ‘우뚝’ [HBM, 그 후③]
  • 우상혁, 육상 높이뛰기서 2m27로 7위에 그쳐…"LA올림픽서 메달 재도전" [파리올림픽]
  • [종합]잇따른 횡령에 수백 억 대 부실대출까지…또 구멍난 우리은행 내부통제
  • 오늘의 상승종목

  • 08.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840,000
    • +0.41%
    • 이더리움
    • 3,770,000
    • +1.81%
    • 비트코인 캐시
    • 498,500
    • +0.08%
    • 리플
    • 827
    • +0.24%
    • 솔라나
    • 219,400
    • +1.06%
    • 에이다
    • 496
    • +1.64%
    • 이오스
    • 688
    • +1.93%
    • 트론
    • 181
    • +0%
    • 스텔라루멘
    • 144
    • +1.41%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800
    • +3.14%
    • 체인링크
    • 15,090
    • +1.28%
    • 샌드박스
    • 381
    • +2.4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