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역학(疫學)과 역학(力學)

입력 2017-06-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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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이 다시 창궐하면서 뉴스에 ‘역학조사’라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역학은 ‘疫學’이라고 쓰는데 ‘疫’은 ‘전염병 역’이라고 훈독하고 ‘學’은 당연히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은 역학을 “어떤 지역이나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질병의 원인이나 변동 상태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현재는 재해나 공해 따위의 문제도 다룬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따라서 ‘역학조사’라는 말은 사실상 ‘전염병의 발생과 전파의 경로를 조사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역학조사’는 적잖이 매끄럽지 못한 말이다. ‘역학적 조사’라는 표현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역학조사’는 역학이라는 학문 자체를 조사한다는 뜻이므로 그 의미가 애매하고, 역학적 조사는 전염병의 발생과 전염 경로를 역학이라는 학문적 방법을 통해 ‘역학적으로 조사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疫學’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力學’이라는 말도 있다. ‘힘 력(力)’자이므로 힘과 관련 있는 단어임이 분명하다. 국어사전은 ‘力學’을 “물체의 운동에 관한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풀이하고 “힘의 평형을 다루는 정역학(靜力學), 힘과 운동의 관계를 다루는 동역학(動力學), 운동만을 다루는 운동학(運動學)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 말은 물리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많이 사용한다. 특히 정치인들이 세력의 판도를 설명할 때 ‘역학관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함으로써 우리의 귀에 익숙해졌다. ‘역학관계’를 국어사전은 “부분을 이루는 요소가 상호 의존적 관계를 가지고 서로 제약하는 현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정의(正義)와 지조(志操)를 도외시한 채 역학관계만을 셈하여 철새처럼 당적을 바꾸는 정치인들은 그 이동 경로를 역학적(疫學的)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정치를 불의와 담합(談合)과 협잡(挾雜)으로 오염시키는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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