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한국에 폭탄 발언…“사드 10억 달러 비용 내라ㆍ한미 FTA 폐지할 수도”

“한국에 사드 비용 낼 것 통보했다ㆍ한미 FTA는 끔찍해”…북한에 대해서 큰 충돌 언급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폭탄 발언을 던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한국에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와 관련해 10억 달러(약 1조1325억 원) 비용을 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폐지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잠재적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한국에 배치 중인 사드는 약 1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왜 미국이 이런 비용을 치러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에 사드 비용을 그들이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통보했다”며 “이는 10억 달러 시스템으로, 하늘에서 미사일을 격추시킬 수 있는 경이적인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국방부는 미군이 사드 배치와 운영비용을 부담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드는 올해 여름부터 가동될 수 있으며 레이더로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시점을 포착해 미사일을 파괴하는 무기라고 CNBC는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사드가 북한 긴장을 완화하도록 중국 측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우리가 한국에 사드를 심어놓은 것은 중국에 명백히 시사하는 바가 있다”며 “레이더는 만주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북한이라는 골치아픈 치통을 억제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끔찍한(horrible)’ 무역협정이라며 재협상하든지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선 맞수였던 힐러리 클린턴도 비난했다. 클린턴은 지난 2011년 한미 FTA의 의회 승인 전 국무장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힐러리에 의해 만들어진 끔찍한 딜(Deal)”이라며 “우리는 재협상하거나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는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해인 2011년의 132억 달러에서 지난해 277억 달러로 확대됐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완화하면서 특히 한국과 대만이 강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트럼프의 발언은 ‘협상 전술’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한미 FTA 발언에 현대자동차 주가는 28일 최대 2.4% 급락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국 기획재정부는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한미 FTA와 관련한 어떤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북한과 매우 큰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북한 혼란을 외교적으로 풀기를 원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한반도 주변에 한국과 일본이라는 핵심 동맹국이 있어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사태를 눈덩이처럼 키울 위험이 있다.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이성적인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는 “김정은은 27살에 그의 아버지(김정일)가 사망했을 때 정권을 물려받았다”며 “그런 젊은 나이에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이것이 내가 그를 신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그가 이성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견해는 없다. 그가 이성적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서도 이달 초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분명히 혼란과 죽음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며 나는 그를 매우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한다”며 “나는 그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