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혁명’,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논한다

입력 2017-03-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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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ㆍ최순실 사태가 촉발시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은 한국 경제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15일 출간된 ‘경영자 혁명’은 삼성그룹의 3세 후계자인 그가 구속에까지 이른 것은 ‘세습 집착증’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영권 세습에 대한 집착이 불법, 탈법도 불사하게 했고, 결국 삼성그룹 총수로는 사상 최초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재벌은 한국에서 유독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은 1900년대 초반,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벌이 해체됐다. 이스라엘은 2013년 재벌 체제에 종언을 고한 뒤 벤처 창업이 활성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은 기업 발전의 자연적인 진화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벌은 이런 발전 과정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저자는 재벌들이 국가 경제보다 자식들에게 부를 대물림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세습 집착증이 국가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과연 이재용으로 대표되는 세습 경영자들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은 헤어질 수 있을까? 저자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전면에 등장할 수 있는 경영자 혁명(management revolution)의 적기라고 주장한다.

기업에는 소유권(ownership), 지배권(control), 경영권(management)이라는 세 가지의 권한이 있다. 이 권한을 누가,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 정해주는 것이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다. 그리고 이들의 상호작동 여부가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요소다.

미국의 벌리와 민즈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자가 기업의 실권자가 되는 현상을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고 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에 이를 경영자 혁명이라고 불렀다.

저자는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기업에서는 소유와 지배가 분리되면서 경영권도 소유자로부터 떠나 있다고 말했다. 어느 주주도 회사 대표를 선임하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회사 관리의 일상 업무인 경영권도 행사하지 못한다. 즉, 소유와 지배가 분리되면 소유와 경영은 자동적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저자 최정표는 오랜 기간 독과점 문제와 재벌 문제에 대해 연구해오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진보 경제학자다.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설립 시부터 경제 정의 실천을 위한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한국에서 재벌 개혁이 쉽지 않은 이유를 분석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경제민주화, 정치인에게 맡길 수 있을까’와 ‘한국재벌사연구’ 등이 있다. 공저로 ‘재벌, 성장의 주역인가 탐욕의 화신인가’, ‘비정상경제회담, 한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격정토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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