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박삼구 회장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입력 2017-03-15 09:18 수정 2017-03-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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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매수 계획을 밝히는 것이 우선”.. 국내 금융사는 더블스타 인수금융 차환 검토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갈등이 격화되는 배경에는 박 회장의 자금 조달 계획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산은은 박 회장이 이번에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어려워지자 매각 과정 자체를 지체 또는, 무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유지한 채 차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최근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전략적투자자(SI)들 간의 컨소시엄 구성을 언론을 통해 공론화한 것도 시점이 미묘하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산은이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그의 주장이 알려진 것은 이달 12일이다.

당시는 주주협의회가 더블스타와의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 안건을 의결한 뒤다. 이미 구속력 있는 안건이 의결됐기 때문에 주주협의회로서는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를 취소할 수 없는 시점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SPA 체결과 관련 사안이 의결되기 전에 박 회장이 해당 문제를 공론화했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당하거나, 금호타이어 매각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 초기에 법적 문제가 생기면 향후에 재추진할 방침이었다.

박 회장의 자금 조달도 아직 투명하지 않다. 그는 지난해부터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개인 SPC인 아시아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박 회장은 불명확한 사유로 아시아펀드를 매각한 뒤 다시 금호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그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전략적투자자(FI)를 통해 확보했다고 했지만 어느 곳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이 SPC를 통해 FI의 자금을 받으면 합병형 차입매수(LBO) 말고는 다른 방안을 고려하기 어렵다. SPC가 금호타이어 지분을 확보하면 이를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뒤 SPC와 금호타이어가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이 되레 크게 증가하는 구조다. FI의 참여가 주저되는 것은 물론 주주협의회도 해당 방안을 달가워할 리 없다. ‘승자의 저주’ 때문이다.

박 회장이 “법적 대응”을 밝힌 것도 이미 해당 방식은 어렵다는 것을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분석된다. SI와의 협력을 통해 차입 규모를 낮추는 것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유일한 방식인 셈이다. 산은 등 주주협의회 측으로서는 “왜 이제서야 법적 대응을 꺼내는지 모르겠다. 컨소시엄 구성에 자신 있다면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언짢아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편 시장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사는 더블스타의 중국에서 빌린 인수금융 차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중국 은행이 더블스타 인수금융을 셀다운(Sell-downㆍ총액인수 후 재매각)하면 이를 인수하는 구조다.

더블스타는 조달금리를 낮추고 국내 금융사는 4~5%대의 금리가 붙는 인수금융을 성사시키는 일거양득 구조다. 이 기관은 올해 초부터 더블스타 인수금융 차환을 고려했다. 최근 박 회장이 자금 조달 계획이 불투명한 것이 확인되자 해당 방안을 더욱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박 회장이 법원에 금호타이어 매각 결정 효력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해당 사안은 미궁에 빠진다. 훗날 박 회장이 자금을 다시 모아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곳이 인수하게 될지 가늠할 수 없다. 이 경우 더블스타 역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채권단 주도의 M&A가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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