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미의 고공비행] 정치테마주로 절대 돈 벌 수 없는 이유

입력 2017-03-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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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A 씨는 며칠 전 가족 몰래 은행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았다. 급하게 막아야 할 ‘급전(急錢)’이 필요했던 것도 아니다. 단지 정치 테마주에 ‘몰방(沒放)’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0일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자마자 미친 듯이 상승세를 타는 테마주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날 가장 두드러진 게 안희정 충남도지사 테마주였다. SG충방은 한때 전일 대비 29.90% 오른 6820원에 거래됐고, 백금T&A는 전일 대비 22.83% 오른 5460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유라테크도 10%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종목인 DSR와 DSR제강도 탄핵 결정 이후 급등, 한때 20%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투자자들은 돈을 빌려서라도 대박을 노리며 정치테마주에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관련 테마주가 폭락했던 것처럼, 언제 어떤 식으로 ‘쪽박’을 차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치테마주는 사업의 안정성, 수익성보다는 최대주주나 최고경영자(CEO)가 특정 대선후보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만으로 급등세를 타는 경우가 많아 안심하고 투자하기에는 하락 변수가 너무 많다.

실제로도 테마주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는 너무 많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큰 폭으로 오른 정치 테마주 16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 10명 중 7명은 큰 손실을 봤다. 이들 상당수가 개인투자자로 계좌당 평균 손실금액은 191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 5000만 원 이상 고액투자자의 손실 계좌 비율은 93%에 달했다. 결국, 대부분의 테마주가 등락 폭을 보이다 추락했다는 얘기이다. 이들 정치테마주의 주가 변동 폭은 평균 130.1%로 50% 이하인 종목은 1개뿐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주에 대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집중 감시하고, 신속한 심리를 통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매번 정치테마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베팅한다. 당국은 감시하지만, 투자자는 결국 몰려드는 악순환이다.

정치테마주에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투기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를 들자면 너무도 많다. 우선 정치적 이벤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대선이라는 이슈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게다가 과거엔 주식에 투자하고, 그에 대한 차익을 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 최근 들어서는 테마주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쪽박’을 찰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2개월밖에 시간이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 상황을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대선 국면을 틈타 정치테마주는 많아질 것이며, 투자자들도 벌떼처럼 몰려들 것이다. 제발 정치 테마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불로소득(不勞所得)’의 유혹에 빠져들지 말자. 시간을 두고 관심 있는 종목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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