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옐런 vs. 트럼프…옐런, 트럼프노믹스 불확실성 경고

감세 따른 재정 악화 리스크 경계…‘매파’ 발언으로 강달러 유발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옐런 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정권 하에서의 경제와 재정정책이 불확실한 경로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이날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아직 그 영향을 판별하려고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면서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의 재정과 기타 정책 변화 가능성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그는 “심각한 경제정책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그런 변화가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통화정책은 미래에 대한 추측에 기반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옐런은 또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재정수지의 양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트럼프 정권의 대규모 감세로 재정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재정정책은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펼쳐야 한다”며 “장기적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의 재정지출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넌지시 비판한 셈이다.

옐런은 트럼프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백악관이 이달 금융규제를 광범위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개한 핵심 원칙인 납세자의 돈으로 은행 구제금융 금지, 도덕적 해이 종결, 규제 효율화, 규제당국에 책임 부여 등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백악관의 정책 검토가 정밀하게 이뤄질지 아직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옐런 의장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발언으로 이날 외환시장에서 강달러를 유도하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가 장 초반 0.3%까지 하락했다가 옐런 발언 이후 0.4%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강달러를 경계하는 트럼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달러화 가치가 너무 강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