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운의 한진해운

입력 2016-11-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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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산업1부 기자

지난달 31일 정부는 ‘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6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내놨다. 신조펀드 확대(해운사 등이 새로 배를 만들 때 정부가 지원하는 펀드)와 한국선박회사 신설 등 국내 해운사에 총 6조5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 세계 5위권 초대형 원양선사를 육성하겠다는 밑그림이다.

정부는 해운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이번 지원책은 사실상 현대상선 살리기에 방점이 찍혔다. 종전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만 해당됐던 선조펀드 지원 대상엔 벌크선·탱커선·터미널이 포함됐다. 또 한국선박회사가 우선적으로 인수하는 선박을 ‘원양선사 컨테이너선’으로 설정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해외 터미널 등 알짜 자산을 흡수해 몸집을 키우려고 하고 있고, 한진해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국내 원양선사는 사실상 현대상선만 남았다.

정부의 이번 발표를 보며 관련업계는 짙은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3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런 정부가 불과 두 달 만에 6조5000억 원을 들여 초대형 국적 선사를 만들겠다고 나선 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찍어내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비선 실세에게 ‘미운털’이 박힌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진해운 법정관리에도 그 여파가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어떤 연유에서든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알짜 자산 매각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물류 대란으로 국내외 신뢰를 잃은 해운사가 회생하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한진해운에 몸을 담고 있는 1300명 직원들의 운명도 갈림길에 놓였다. 한진해운의 몰락으로 한때 세계 5위였던 해운강국 한국의 위상은 14위로 추락했다. 정부의 원칙과 준비 없는 구조조정, 그 실책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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