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글래머’ 앨리슨 리의 눈물...한국에서 인기몰이

입력 2016-10-20 09:41 수정 2016-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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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cm의 이기적인 몸매로 아름다운 정통스윙 구사

▲눈물을 훔치는 앨리슨 리
▲눈물을 훔치는 앨리슨 리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KEB 하나은행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그는 역전패를 당한 뒤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 자꾸만 손이 눈가로 갔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은 계속 났다. ‘섹시 글래머’ 앨리슨 리(21)는 연장전에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에게 우승을 내준 뒤 한동안 그린에 서 있었다. 첫 우승을 아쉽게 놓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앨리슨 리는 ‘인기몰이’를 한 주인공이다. 첫날 단독선두에 나서며 그는 수많은 갤러리들을 몰고 다녔다.

그가 인기를 끈 것은 외모에 걸 맞는 스윙스타일이다. 미국의 다른 선수들과 달리 교과서적인 스윙을 한다. 스윙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특히 피니시가 돋보인다. 그의 스윙을 보면 전인지(22·하이트진로) 등 스윙이 아름다운 한국선수들을 보는 것 같다.

최종일 연장전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워터해저드에 빠트리는 바람에 우승컵을 날렸지만 그는 여전히 주연이었다.

2년차로 아직 우승이 없는 그는 아시안 스윙 2차전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에 올랐고, 이번에 한국에 와서 준우승했다.

사실 그는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부진을 겪었다. 그래서 일까. 그는 “이번 대회는 내게 아주 특별한 대회다. 어깨 부상으로 오랫동안 슬럼프를 겪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올 최고 성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에 비해 남다른 골프철학을 갖고 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이겨도 보고, 그만큼 져도 봤다. 이기면 이긴 경기에서 무엇인가를 배웠고, 지면 진 경기에서 새로운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번처럼 같은 상황이 오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75cm의 키에서 나오는 우월한 스윙으로 그는 장타를 날린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거리가 254.26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64.16%, 그린적중률 63.61%, 평균 퍼팅수 28.96타를 기록하고 있다. 상금 45만8262 달러를 벌어들여 랭킹 34위에 올라 있다. 세계여자골프랭킹은 29위다.

6살 때 클럽을 처음 잡았고, 주니어 시절 유망주였다. 2014년 퀄리파인스쿨에서 공동 수석했고, 지난해 LPGA 정규투어에 합류해 킹스밀에서 3위를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올해는 엄마가 처음 경기장에 오셔서 신났다. 할아버지도 오셔서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앨리슨 리의 할아버지는 아일랜드인이다. 한국에서 한국여성과 결혼해 앨리슨 리의 아버지 이성일 씨를 낳았다. 아버지는 한국에서 살다가 20살이 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에서 살다보니 어머니의 성(姓) ‘이’를 썼다. 앨리슨 리(Lee)는 할머니의 성을 물려받은 셈이다. 그의 어머니 김성신 씨도 한국에서 태어나 14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앨리슨 리의 한국이름이 이화현이다.

그는 집에서는 아버지, 어머니와 늘 한국어로 대화한다. 매일 한국식으로 밥을 먹는다. 10살 때까지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살다가 LA 근교 발렌시아에 살고 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 10살 때 처음 한국에 와본 그는 열한 살 때 삼촌 결혼식에 왔다.

지난해에도 한국에 LPGA 투어에 왔던 그는 한국에 오면 놀란다고 했다. 라운드마다 뒤를 따라 다니며 ‘앨리슨 리. 파이팅!’이리고 외치며 응원해주는 갤러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골프와 병행하고 있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스탠포드를 졸업한 미셸 위(27·나이키)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대학 4학년이다. 내년 6월에 졸업하는데 전공은 커뮤니케이션. 이 때문에 경기가 없는 날이면 ‘시험 공부하랴, 리포트 쓰랴’ 잠을 거의 설치기 일쑤다. 비행기내에서 리포트를 쓰거나 시험공부를 할 때도 적지 않다.

이번 시즌도 5개 대회가 더 남았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 빼고 4개 대회는 불참한다. 학점을 따야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선수라도 학교 측에서 정한 학점이 나오지 않으면 대회 출전을 금지시키기도 한다.

앨리슨 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까.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골프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는 학업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 “많은 주니어 골프 선수들이 대학 대신 투어 데뷔를 선택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선수 생활을 1, 2년 더 빨리 시작한다면 돈은 더 벌 수 있겠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투어생활을 오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는 “앞으로 대학에서 배울 걸 활용하고 싶다. 내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힘겹게 대학을 마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앨리슨 리의 우승을 언제쯤 볼 수 있을는지 한국 골프팬들은 궁금하다.

사진=JNA 한석규 포토 안성찬 골프대기자 hgolfahn58@

▲1,어드레스
▲1,어드레스
▲2.테이크백
▲2.테이크백
▲3.백스윙
▲3.백스윙
▲4.톱스윙
▲4.톱스윙
▲5.다운스윙
▲5.다운스윙
▲6.임팩트
▲6.임팩트
▲7.폴로스루
▲7.폴로스루
▲8.피니시
▲8.피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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