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현행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금통위에서도 드러났듯이 금통위원들은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인상과 선진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했지만 이어 7월, 8월, 9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대책에도 꺾일 줄 모르는 가계부채 상승세가 금리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2월 정부가 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가계 신용은 전 분기 대비 33조6000억 원 늘어난 1257조3000억 원(2.7%)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가속도도 1분기의 1.7%보다 빨라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1.1%나 뛰며 4분기째 1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믿었던 8ㆍ25 가계부채 대책 역시 가계부채는 누르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만 가열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장 경기 하방위험이 확산되지 않는 가운데, 가계부채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신중론으로 갈 것 같다”며 “일본과 유럽 역시 추가 정책에 대한 정책 한계성이 대두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공개된 9월 금통위 의사록에는 가계부채 심각성에 대해 우려하는 대목이 잦았다. 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가 여신 건전성 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 안정 측면의 위험이 커지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부담이다.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일본과 유럽의 경우 최근 테이퍼링(채권매입축소) 이슈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는 내년 1분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2월 인상이나 BOJ(일본은행),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을 확인하는 구간이 필요하다”며 “게다가 당국의 규제에 따른 가계부채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그때도 국내 경기 개선이 보이지 않으면 내년에 다시 인하 기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