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6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TV토론에서 부동층 유권자들로부터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들 유권자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민주ㆍ공화 양당 전문가, 부동층 유권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대선에서 양당 후보를 번갈아 찍었다는 한 유권자는 “트럼프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거나 연설하는 방식이 매우 무례하며 극도로 귀에 거슬린다고 느꼈다”며 “트럼프가 대통령에 맞는 기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부동층 유권자들이 누구를 찍을지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민주당 컨설턴트인 크리스 코피니스는 “클리블랜드에서 TV토론이 끝난 후 부동층 유권자와 얘기한 결과 11명이 클린턴의 승리라고 꼽았다”며 “트럼프를 선택한 이는 아무도 없었으나 두 후보 모두 승리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17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토론 초기에 잘했으나 개인적으로 클린턴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잃었다”며 “이는 클린턴에게 격파당한 것보다 더 나쁜 것이다. 그는 스스로 패했다”고 지적했다.
한 공화당원은 “트럼프에 대한 내 의견은 이전과 같다”며 “반면 클린턴이 토론을 매우 잘 준비한 것은 인상 깊었다. 클린턴의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확실히 승리했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 자문이었던 케빈 매든은 “트럼프는 준비 부족으로 무너졌다”며 “다만 이런 토론은 일반적으로 중대하고 기억이 될만한 순간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해 부동층이 결정을 내릴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플라이셔는 “트럼프가 토론에서 클린턴의 말에 끼어들고 큰 소리를 쳤던 것이 좋게 작용하지는 않았다”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고 클린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동층도 아마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은 냉정을 유지했으나 트럼프는 너무 뜨거워 보였다”고 덧붙였다.
휴스턴의 한 유권자는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침착했다”며 “트럼프는 발버둥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마치 질문에 대한 답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후보 중 한 명에 투표하는 대신 다음 토론에서는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를 보고 싶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