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공기를 국산화해 글로벌 항공산업의 주요 주자로 거듭나겠다는 야망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중국 정부는 국영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을 신설했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관영 언론매체들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AECC 설립은 국산 제트엔진 개발을 가속화해 중국의 위신을 높이고 군사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움직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AECC는 등록 자본이 500억 위안(약 8조3450억 원)이며 직원 수는 9만6000명에 이른다. 항공엔진 설계와 제조, 시험 등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 정부는 물론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와 중국상용비행기유한공사(Comac) 등 국영기업 두 곳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 간의 투자와 노력에도 선진 제트 엔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전투기 상당수가 여전히 러시아산 엔진을 쓰며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민항기는 서구 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6월 상용화된 78~90석의 중국산 여객기 ARJ21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엔진을 쓰고 있으며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C919 제트여객기는 GE와 프랑스 사프란의 엔진 자회사인 스네크마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엔진을 채택했다.
군대와 민간 모두에서 중국산 엔진을 쓸 수 있도록 해 항공산업의 자급자족화를 이루려는 것이 AECC 설립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에 다른 기업들에 분산돼 있던 항공기 엔진 사업이 AECC 산하로 통합될 전망이다. AVIC항공엔진공사와 AVIC항공엔진콘트롤스, 쓰촨청파항공과학기술 등 상장사 3곳이 지난 3월 새로 발족될 회사의 일부분이 된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과 로봇, 원자력 발전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챔피언을 탄생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도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