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공장 근로자 2명 연달아 사망...열악한 근로여건 또 논란

입력 2016-08-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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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저우 시에 있는 폭스콘테크놀로지그룹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연달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 공장에서 근무하던 31세 남성 근로자가 지난 18일 야간 근무를 마친 뒤 공장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그는 입사한 지 겨우 1개월된 신입 사원이었다. 그 이튿날인 19일에는 여성 근로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출근 중이던 해당 여성은 보행자 전용 도로가 침수되자 울타리를 기어 올라 선로를 무단횡단하려다 달려오는 열차에 치였다.

WSJ는 이 두 사건은 전혀 다른 상황에서 일어났지만, 차세대 아이폰 생산을 위해 과거 수 주간 공장에서 일하는 많은 공장 근로자에게서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와 리스크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가난한 중국인에게 공장에서 일을 한다는 건 중산층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는 인식이 만연해있는데, 이에 대한 중압감이 극단적인 선택을 불렀다는 것이다.

폭스콘은 사망한 직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상황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폭스콘은 “우리는 세계 각 거점에서 일하는 100만 명이 넘는 전 직원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직원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일련의 대책을 마련해 업계 최고의 노동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WSJ가 직원들의 잇단 사망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사망은 공장의 아이폰 증산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장이 아이폰 증산에 나서면서 직원에 강한 압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콘은 몇 년 전만 해도 조립 라인의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느라 잔업은 조건없이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부문에서 정책을 바꾸면서 새로운 직원을 소개하는 직원만 잔업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직원을 소개하지 못하는 직원은 난감해졌다. 초과 근무수당 없이, 임금 만으로는 생활을 꾸려가기에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폭스콘 채용 담당자는 WSJ에 “지난 몇 년간 인력 확보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폭스콘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임금 수준이 좋지 않다는 게 알려지면서 지인을 소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폭스콘 직원들에 따르면 폭스콘의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의 월급은 주거비와 식비를 제외한 실수령액이 1400위안(약 23만6000원) 전후다. 잔업을 하면 실수령액은 2배도 될 수 있다. 아이폰 붐이 일었던 몇 년 전만 해도 급여는 5000위안이나 그 이상이었지만 현재는 크게 낮아졌다.

이에 직원을 소개하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잔업을 하고 수당을 받기 위해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낯선 사람에게 200위안을 주고 일시적으로 일해 달라고 부탁, 자신이 잔업에 투입될 수 있게 하는 게 관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직원 자오 씨는 “직원을 소개하지 못하는 건 특히 가족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담이다. 잔업을 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벌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노동자 인권단체인 중국노동회보(CLB) 대변인 제프 크로솔은 “직원들은 사실상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잔업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다른 사람을 소개하지 못해 잔업을 하지 못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증산 시에는 조립 라인 직원에 압력이 가해진다”며 “이럴 때 직원들은 극단적인 행동에 나선다. 우리는 과거에 이런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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