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넬리아 이처 베를린시정부 경제장관은 지난주 런던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이 베를린으로 본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수십통의 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처 장관은 “베를린은 브렉시트가 제공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면서 “본사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유럽의 중심지에 있어야 하는 기업들이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가진 수도가 아니라면 어디가 제일 좋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이자 IT 기업들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실제로 브렉시트 이후 이 지역 IT 업계에서는 런던이 금융 허브로서의 운명은 물론 핀테크의 중심지라는 타이틀도 내려놓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전자결제 플랫폼 트랙스페이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요흔 지거트는 “영국은 핀테크의 중심지로서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베를린으로 이동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라는 단일 거대 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글로벌 무대에서 런던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를린은 핀테크와 관련한 투자와 핀테크 혁신 측면에서도 유럽의 선봉에 서 있다는 점도 이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개인간대출(P2P)대출, 크라우딩 펀딩 등을 통해 기존 금융사업 모델을 흔드는 유망한 스타트업 수십 개가 베를린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베를린 소재의 IT 기업들이 벤처투자자로부터 지난해 받은 투자금은 215억 유로에 달해 177억 유로를 유치한 런던을 제쳤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런던보다 저렴한 임대료, 활기찬 분위기 등도 베를린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