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공정사회의 상징 사법시험

입력 2016-06-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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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은 단순히 법률가를 배출하는 제도로서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변화의 역동성을 꿈꾸던 국민에 대한 합법적이고 공정한 기회 제공이었으며, 지배층의 자의적 결단에 한계점을 설정해 주기도 했다.

실력이 있으면 아무리 빈민의 자식이라도 출신 배경에 관계없이 법관이 될 수 있었고, 실력이 없으면 고관대작의 자녀라도 시험을 통과할 수 없었다. 합격자들의 이야기에 감동이 있었고 눈물이 있었다. 내가 받은 설움을 그 사람에게 투영할 수 있었기에 내가 승리하기라도 한 듯 동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집단지성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집단지성의 메커니즘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실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법시험은 성실히 노력하는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성과를 안겨줬다. 설령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더라도 희망을 가슴에 품었기에 행복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던져줬던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집단지성이 진정으로 꿈꾸던 보편적 가치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한다.

온전히 나로써 평가받을 수 있는 사회는 타인에 대한 원망과 질투보다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선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불필요한 마찰 대신 여유로 타인을 대하는 감정을 이끌어 내는 사회가 만들어질지 모른다. 누구의 자식이라는 것을 로스쿨 입학원서에 버젓이 기입하거나 국회의원이 로스쿨 자녀의 취업을 청탁하는 것이 부끄럼 없이 당연시되는 현상이 이 땅에 자리 잡으면, 기성세대는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고, 그나마 한 사회를 마지막까지 지탱해 왔던 주춧돌이 사라질 것이다.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는 결과가 생겨날지도 모른다. 사법시험은 공정사회의 상징이며, 힘 없는 서민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의 사다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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